인생 시뮬레이터
지금까지 21개 장에서 돈의 부품을 하나씩 따로 만져 보았다. 월급 명세서, 예산, 비상금, 대출, 전세, 주식과 채권, 보수, 세금, 연금, 은퇴. 이 장은 그 부품을 모두 한 사람의 인생 위에 올려 한꺼번에 돌린다. 연봉이 오르고, 월세에서 전세로 옮기고, 매달 자동이체로 투자하고, 연금이 쌓이고, 어느 날 월급이 멈춘다. 그 사이에 결혼, 아이, 자동차, 실직 같은 일이 끼어든다. 시뮬레이터는 27세부터 90세까지 63년을 한 해씩 계산한다. 기본값은 책 전체를 함께 걸어온 한결이고, 숫자 하나를 바꾸면 곧바로 다른 인생이 된다. 정답을 알려 주는 도구가 아니라 어떤 선택이 얼마나 큰지 크기를 재는 도구다.
- 소득·지출·주거·투자·연금·인생 이벤트가 한 해의 현금흐름과 순자산에서 어떻게 맞물리는지 설명한다.
- 결정론(기대수익) 결과와 몬테카를로 분포를 구분하고, 계획을 성공 확률로 읽는다.
- 오늘 돈(실질)과 명목 금액을 바꿔 보며 수십 년 뒤의 숫자를 바르게 해석한다.
- 민감도 분석으로 내 계획에서 가장 큰 지렛대가 무엇인지 찾는다.
- 미션을 풀며 집 매수, 펀드 보수, 실직, 조기 은퇴 같은 결정의 크기를 직접 잰다.
한 해를 계산하는 순서
인생 전체를 한 번에 계산하는 공식은 없다. 대신 한 해를 계산하는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을 63번 되풀이한다. 1장에서 돈을 흐름(현금흐름)과 저수지(순자산)로 보자고 했다. 시뮬레이터는 해마다 흐름을 계산하고, 그 흐름이 저수지를 얼마나 채우거나 비우는지 기록한다. 아래 그림이 한 해의 순서다.
각 칸은 앞 장에서 이미 만져 본 계산이다. 실수령은 6장의 월급 명세서 계산(MN.payroll)을 그대로 쓰고, 연금저축·IRP 세액공제는 18장에서 본 대로 그해 낼 세금(결정세액과 지방소득세)을 넘지 못하게 자른다. 대출 상환액은 10장의 원리금균등 스케줄(MN.loan), 국민연금은 20장의 근사식(MN.nps)으로 계산한다. 주식·채권·현금의 기대수익과 흔들림은 12장부터 써 온 교육용 가정(MN.ASSETS)이다.
모자란 해에는 순서가 있다. 집을 사거나 전세 보증금을 올리는 것처럼 계획된 큰돈은 투자 계좌에서 먼저 꺼낸다. 생활비가 모자라면 먼저 비상금(현금)으로 버티고, 현금이 바닥나면 투자 계좌를 판다. 연금 계좌는 55세가 지나야 꺼낼 수 있고, 꺼낼 때 연금소득세(여기서는 4.4%로 단순화)를 뗀다. 그래도 모자라면 일하는 동안에는 연 6% 마이너스 통장을 쓴다고 보고, 은퇴한 뒤라면 그해를 자산 고갈로 기록한다.
"월 생활비 94만원", "집값 3억원"은 모두 2026년의 구매력으로 넣는다. 시뮬레이터가 물가만큼 키워서 그해의 명목 금액으로 바꾼다(3장). 단, 대출 원리금은 계약할 때 정한 명목 금액이 그대로 이어지고, 집값은 물가 대신 따로 정한 상승률로 움직인다. 세율 구간과 보험료 상한은 물가만큼 함께 오른다고 가정했다.
사용법
- 위쪽의 프리셋에서 출발점을 고른다. '한결 기본'은 앞 장들에서 한결이 내린 결정을 모아 둔 값이다.
- 입력 묶음(소득, 지출, 주거, 저축·투자, 연금, 인생 이벤트, 물가)을 펼쳐 숫자를 바꾼다. 이미 집이 있거나 모아 둔 자산이 있다면 주거 경로 '이미 보유'와 시작 투자 자산부터 넣는다. 넓은 화면에서는 왼쪽, 휴대폰에서는 그래프 아래에 있다. 묶음마다 관련 장 링크가 있다.
- 그래프 위를 끌면 나이 커서가 움직이고, 아래에 그해의 재무상태표 도넛이 나온다.
- '인생 이벤트'에서 카드를 더한다. 자녀, 결혼·맞벌이, 증여 받기, 상속 받기, 집 줄이기, 차, 실직, 큰 지출이 있다. 자녀는 한 명에 카드 하나씩, 각자의 출산 나이와 양육비, 대학 비용, 독립 자금을 따로 넣는다.
- 그래프 아래 띠의 표식(은퇴, 연금, 전세, 첫째, 둘째, 상속…)을 좌우로 끌면 그 일이 일어나는 나이가 바뀐다. 자녀 표식에 붙은 가는 선은 독립(22세)까지의 기간이고, 선 위의 점은 독립 자금을 증여하는 해다.
- 결정론 / 몬테카를로, 오늘 돈 / 명목을 바꿔 본다. 설정은 주소(URL)에 저장되므로 '링크 복사'로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다.
이 시뮬레이터는 원리를 보여 주기 위한 단순화 모델이다. 수익률은 가정일 뿐 미래를 보장하지 않으며, 특정 상품이나 투자를 권하지 않는다. 세율, 4대 보험 요율, 국민연금 산식, 세액공제 한도는 2026년 기준 대표값이고 해마다 바뀐다. 실제 결정을 앞두고는 그해의 제도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전문가와 상의한다.
63년을 한 화면에
먼저 아무것도 바꾸지 말고 '한결 기본'을 본다. 그래프의 색 띠는 그해 말 자산의 구성이다. 파란색이 현금(비상금), 녹색이 투자 계좌, 금색이 연금 계좌(연금저축·IRP·퇴직연금 DC), 회색이 집과 보증금이다. 0 아래 붉은 띠는 부채이고, 굵은 선이 순자산(자산 − 부채)이다. 은퇴 뒤 구간은 옅게 칠해져 있다.
인생 시뮬레이터: 한 사람의 돈 63년
미션 0/9한결 기본값으로 돌린 결과를 읽어 보자. 결정론 모드는 해마다 정확히 기대수익만큼 번다고 가정한다. 이때 한결의 60세 순자산은 오늘 돈으로 약 9억 3,233만원이고, 그중 약 8억 1,349만원이 현금·투자·연금 계좌처럼 꺼내 쓸 수 있는 자산이다. 나머지는 전세 보증금이다. 33년 동안 국민연금에 가입해(기준소득월액 평균 약 305만원, 오늘 돈) 65세부터 받는 국민연금은 월 약 111만원이다. 결정론으로는 90세까지 한 번도 바닥나지 않는다.
그런데 '몬테카를로'로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같은 계획으로 300개의 미래를 돌리면 60세 순자산의 중앙값은 약 8억 6,969만원으로 결정론보다 낮고, 하위 10%는 약 6억 3,406만원, 상위 10%는 약 13억 7,494만원이다. 그리고 90세까지 바닥나지 않는 미래는 약 72%다. 결정론 그래프가 매끄럽게 올라간다고 해서 계획이 안전한 것은 아니다. 열 번 중 세 번 가까이는 90세 전에 돈이 떨어진다.
60세에 커서를 두고 도넛을 보면 한 가지가 더 눈에 띈다. 현금(비상금)이 오늘 돈 약 1억 3,080만원이나 쌓여 있다. '남는 돈은'을 '현금으로'에 두었기 때문에, 자동이체하고 남은 돈과 세액공제 환급이 33년 동안 파킹통장에 고였다. 현금 수익률(연 2.5%)은 물가와 같아서 실질로는 거의 자라지 않는다. '투자로'로 바꾸면 비상금 목표(지출 4개월치)를 넘는 돈이 해마다 투자 계좌로 옮겨지고, 60세 순자산은 약 10억 511만원, 성공 확률은 약 77%로 오른다. 8장에서 비상금의 크기를 정한 이유가 여기 있다. 비상금은 정해진 만큼만 두고, 나머지는 일을 시킨다.
현금흐름 막대는 같은 이야기를 해마다 보여 준다. 30세의 긴 막대는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느라 투자 계좌에서 꺼낸 돈이고(집·보증금), 60세부터는 녹색 소득이 사라지고 금색 인출이 그 자리를 채운다. 65세에 국민연금이 들어오면 인출이 줄어든다. 막대가 위아래로 짝을 이루지 않는 해에는 회색 '현금에서'나 붉은 '부족(빚)'이 차이를 메운다. 붉은 막대가 보이기 시작하면 계획에 구멍이 났다는 신호다.
'명목'으로 바꾸면 같은 60세 순자산이 약 21억원으로 보인다. 33년 동안 물가가 연 2.5%씩 오르면 돈의 단위가 약 2.26배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먼 미래의 큰 숫자를 볼 때는 늘 '오늘 돈으로 얼마인가'를 먼저 묻는다(3장).
아이, 맞벌이, 증여와 상속
인생의 돈을 가장 크게 흔드는 사건은 대개 가족에서 온다. 아이가 몇 명인지, 둘이 버는지, 부모에게서 무엇을 받고 아이에게 무엇을 넘기는지에 따라 같은 연봉도 전혀 다른 그래프가 된다. 시뮬레이터는 이것들을 카드로 받는다.
- 자녀 카드는 아이 한 명이다. 0~18세에는 월 양육비, 19~22세에는 대학 연 비용이 나간다. 0세에 부모급여 월 100만원, 1세에 월 50만원, 8세 미만에 아동수당 월 10만원이 들어오고, 20세 미만 자녀마다 인적공제 150만원, 8세 이상 자녀에게는 자녀 세액공제가 붙는다. 독립 자금을 넣으면 그해 부모의 투자 계좌에서 빠져나가고, 자녀가 낼 증여세가 따로 계산된다.
- 결혼·맞벌이 카드는 결혼 비용과 늘어나는 생활비, 그리고 배우자 연봉을 받는다. 배우자 연봉을 넣으면 배우자의 실수령이 가계 소득에 더해지고, 배우자 국민연금도 같은 수령 나이부터 들어온다.
- 증여 받기·상속 받기 카드는 세금을 뗀 금액이 투자 계좌로 들어온다. 집 줄이기 카드는 집을 팔아 대출을 갚고 더 작은 집으로 옮긴 뒤 남는 돈을 투자 계좌로 옮긴다.
증여세와 상속세는 같은 세율표를 쓴다. 과세표준 1억원까지 10%, 5억원까지 20%, 10억원까지 30%, 30억원까지 40%, 그 위는 50%다. 차이는 누구에게 매기느냐다. 증여세(Gift tax)는 받는 사람이 받은 만큼에 대해 낸다. 성인 자녀는 부모에게서 10년 동안 합쳐 5,000만원까지 세금 없이 받고, 결혼이나 출산 때는 평생 1억원을 더 공제받는다. 상속세(Inheritance tax)는 돌아가신 분이 남긴 재산 전체에 매긴 뒤 나눈다. 보통 일괄공제 5억원(배우자가 있으면 배우자공제 5억원 이상이 더 붙는다)과 금융재산공제를 빼고, 돌아가시기 전 10년 안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은 다시 더한다(18장).
| 예 | 과세표준 | 낼 세금(신고세액공제 3% 뒤) |
|---|---|---|
| 결혼할 때 부모에게 3억원 증여(5,000만 + 혼인 1억 공제) | 1억 5,000만 | 약 1,940만 |
| 재산 50억원 상속, 자녀 2명(일괄공제 5억) | 45억 | 약 17억 3,630만 |
| 재산 114억원 상속, 자녀 2명('강남 자가' 90세) | 약 109억 | 약 47억 5,192만 |
세 가지 프리셋으로 숫자를 읽어 보자. 모두 결정론, 오늘 돈 기준이다.
맞벌이 세 자녀: 아이 셋보다 큰 것은 두 번째 월급
한결 기본에 31세 결혼(배우자 연봉 4,000만원), 33·35·38세에 아이 셋을 더했다. 세 아이에게 드는 돈은 합쳐 약 8억원이다. 그런데 60세 순자산은 약 11억 2,014만원으로 혼자일 때(9억 3,233만원)보다 오히려 많고, 성공 확률은 100%다. 같은 아이 셋을 배우자 소득 없이 키우면 아이가 태어난 뒤 마이너스 통장이 눈덩이가 되어 60세에 이미 바닥난다. 한결 혼자 아이 한 명만 키워도 성공 확률은 약 26%로 떨어진다. 아이의 수보다 가계에 월급이 몇 개인지가 먼저다. 여기에 세 아이에게 2억원씩 독립 자금을 주면 성공 확률이 약 54%로 내려간다(미션 8).
강남 자가: 순자산 72억, 그러나 대부분 집
45세 부부가 강남 아파트(시세 40억원, 남은 대출 6억원)에 살며 둘이 합쳐 연 2억 8,000만원을 번다. 투자 자산 5억원과 연금 계좌 1억 5,000만원이 있고, 아이 둘의 사교육비로 월 250만원씩 쓴다. 60세 순자산은 약 72억원이지만 도넛을 보면 3분의 2가 집이다. 72세에 집을 절반 크기로 줄이면 수십억원이 투자 계좌로 옮겨진다. 90세에 남는 약 114억원을 그대로 물려주면 상속세가 약 47억 5,000만원이고, 두 자녀가 1인당 약 33억원을 받는다. 자녀가 30세일 때 5억원씩 미리 증여하면 가족 전체 세금이 약 37억 7,000만원으로 약 20% 준다. 증여한 뒤 10년이 지나면 상속 재산에 다시 더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신 부모의 현금이 그만큼 일찍 빠져나가, 집을 줄이기 전에 돈이 바닥날 수 있다. 미션 9에서 그 균형을 찾는다.
상속 받는 집: 받는 돈보다 세금이 먼저 보인다
35세 부부가 결혼하며 부모에게 3억원을 받고(증여세 약 1,940만원), 62세에 부모의 재산 50억원을 형제와 둘이 나눠 받는다. 상속세는 재산 전체에 약 17억 3,600만원이 붙어 내 몫은 세후 약 16억 3,200만원이다. 받은 돈은 세후 합계 약 19억 1,000만원, 그 과정에서 낸 세금은 약 8억 9,000만원이다. 상속은 은퇴 뒤의 성공 확률을 100%로 만들지만, 그 시점과 금액은 내가 정할 수 없다. 상속을 계획의 바닥에 깔기보다는, 상속이 없어도 버티는 계획 위에 얹어 보는 것이 안전하다.
상속은 끝 나이에 한 번 일어나고, 배우자가 먼저 떠났다고 보아 배우자공제를 넣지 않았다. 동거주택 상속공제, 가업·영농 공제, 부동산의 시가 평가 차이, 양도소득세(1세대 1주택 비과세 포함), 취득세 세부 구간은 넣지 않았다. 세율과 공제는 2026년 값이며 자주 바뀐다. 큰 증여나 상속을 앞두고는 세무 전문가와 상의한다.
미션
아래 미션은 위 시뮬레이터의 지금 설정을 그대로 채점한다. 조건을 만족하면 동그라미가 채워진다. '설정 불러오기'는 미션의 출발점을 시뮬레이터에 넣어 준다. 그다음 무엇을 바꿔야 미션을 통과하는지는 직접 찾는다.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 미션 0/9
한 번에 하나만 바꾼다. 무엇을 바꿨을 때 성공 확률이 몇 %p 움직였는지 적어 두면, 다음 절의 민감도 분석이 왜 그렇게 나오는지 손으로 먼저 알게 된다. 몬테카를로 숫자는 입력을 멈추고 잠시 뒤에 다시 계산된다.
무엇이 가장 크게 움직이나
입력이 서른 개가 넘으면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다. 이럴 때 쓰는 방법이 민감도 분석(Sensitivity analysis)이다. 다른 입력은 그대로 두고 하나만 조금 흔들어 결과가 얼마나 변하는지 잰다. 입력마다 막대를 그려 큰 것부터 위에 쌓으면 회오리 모양이 되어서 토네이도 차트(Tornado chart)라고 부른다.
아래 차트는 위 시뮬레이터의 지금 설정을 기준으로 한다. 녹색 막대는 그 입력을 올렸을 때, 금색 막대는 내렸을 때 순자산(오늘 돈)이 얼마나 변하는지다. 위 시뮬레이터에서 무언가를 바꾸면 이 차트도 따라 바뀐다.
민감도 토네이도: 입력을 흔들면 순자산이 얼마나 움직이나
한결 기본값에서 60세 순자산(오늘 돈 약 9억 3,233만원)을 가장 크게 움직이는 것은 연봉 인상률이다. ±1%p에 약 −2억 300만원에서 +2억 2,300만원까지 움직인다. 인상률 1%p는 작아 보여도 33년 동안 복리로 쌓이면 마지막 연봉이 약 1.4배 차이 나고, 저축액도 연봉을 따라 늘기 때문이다(4장). 그다음이 연봉 수준, 주식 비중, 연금 납입, 은퇴 나이다. 반면 생활비 ±10%는 약 ±5,000만원으로 생각보다 작다. 생활비가 소득의 일부일 뿐이기 때문이다.
'끝 나이 순자산'으로 바꾸면 순위가 달라진다. 주식 비중이 맨 위로 올라오고, 보수 막대가 약 4억원 폭으로 길어지며, 0이던 은퇴 후 생활비도 3억원이 넘는 폭으로 생긴다. 30년을 더 복리로 굴리고 30년을 더 쓰기 때문이다. 계획을 고칠 때는 이 표의 맨 위에서부터 손대는 것이 효율적이다. 바꾸기 쉬운지도 함께 본다. 인상률은 마음대로 정할 수 없지만 은퇴 나이, 보수, 은퇴 후 생활비는 스스로 정할 수 있다.
네 가지 인생, 엔진의 숫자로
프리셋 네 개를 같은 엔진으로 돌린 결과를 한 표에 모았다. 금액은 모두 오늘 돈이고, 성공 확률은 300개 경로 몬테카를로에서 90세까지 바닥나지 않은 비율이다.
| 프리셋 | 은퇴 시 순자산 | 90세 순자산 | 고갈 나이 | 성공 확률 | 생애 이자 |
|---|---|---|---|---|---|
| 한결 기본(60세 은퇴, 전세) | 9억 3,233만 | 9억 5,677만 | 없음 | 71.7% | 2억 375만 |
| 일찍 매수(35세, 3억원 집) | 8억 9,739만 | 7억 2,989만 | 없음 | 55.7% | 1억 6,126만 |
| FIRE(45세 은퇴) | 8억 3,473만 | 11억 6,517만 | 없음 | 53.7% | 99만 |
| 저축 0 | 3억 3,093만 | −7억 1,729만 | 66세 | 1.3% | 7억 5,807만 |
| 맞벌이 세 자녀 | 11억 2,014만 | 18억 9,484만 | 없음 | 100% | 2억 375만 |
| 강남 자가(45세 시작) | 72억 2,161만 | 114억 1,778만 | 없음 | 100% | 3억 313만 |
| 상속 받는 집(35세 시작) | 22억 8,521만 | 66억 2,212만 | 없음 | 100% | 2억 4,365만 |
한결 기본: 전세 이자가 생애 이자의 거의 전부
한결 기본은 결정론으로는 넉넉해 보이지만 성공 확률은 약 72%다. 눈여겨볼 숫자는 생애 이자 약 2억원(오늘 돈)이다. 학자금 이자는 100만원 남짓이고 나머지는 30세부터 90세까지 내는 전세대출 이자다. 전세는 보증금이 자산으로 남는 대신, 대출을 끼면 평생 이자를 낸다. 은퇴한 뒤에도 그 이자와 오르는 보증금은 계속 꺼내 쓸 자산에서 나간다.
일찍 매수: 집은 남지만 현금이 모자란다
35세에 오늘 돈 3억원짜리 집을 대출 60%로 사면, 계약금과 취득 비용을 대느라 투자 계좌가 거의 비고 몇 해 동안 마이너스 통장을 쓴다(시뮬레이터의 경고 문구와 붉은 띠). 대신 대출을 다 갚은 뒤에는 이자가 사라지고, 90세에도 집이라는 큰 자산이 남는다. 그래서 생애 이자는 약 1억 6,126만원으로 한결 기본보다 적다. 문제는 그 집을 쓸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모델은 집을 팔거나 주택연금으로 바꾸지 않으므로 은퇴 뒤 생활비는 현금·투자·연금 계좌로만 대야 하고, 성공 확률이 약 56%로 떨어진다. 집이 있는 은퇴자에게 주택연금이나 집을 줄여 옮기는 선택이 중요한 이유다(21장).
FIRE: 결정론은 통과, 몬테카를로는 반반
FIRE(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는 일찍 경제적으로 독립해 은퇴하는 계획이다. 프리셋은 연봉 5,000만원, 월 생활비 80만원, 투자 자동이체 월 150만원, 45세 은퇴를 가정했다. 결정론으로는 90세까지 무사하고 90세 순자산도 크다. 하지만 성공 확률은 약 54%, 동전 던지기다. 은퇴 뒤 45년을 버텨야 하므로 은퇴 직후 몇 해의 수익률(순서 위험)이 결과를 크게 가르고, 국민연금 가입 기간도 18년에 그쳐 연금이 월 약 71만원으로 줄어든다.
저축 0: 무너지는 모습
자동이체를 모두 끊고 남는 돈을 다 쓰며 씀씀이가 해마다 2%씩 커지면, 일하는 동안 이미 지출이 소득을 넘어선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 은퇴하면 66세에 꺼낼 자산이 바닥나고, 그 뒤로는 모자란 돈이 연 6% 빚으로 쌓여 90세 순자산이 약 −7억원이 된다. 그래프의 붉은 띠가 아래로 쏟아지는 모습이 9장에서 본 리볼빙의 눈덩이와 같은 모양이다.
결정론은 해마다 산술 평균 수익률(주식 7.5%)을 그대로 준다. 그런데 +20%와 −20%를 차례로 겪으면 평균은 0%인데 잔고는 4% 줄어든다. 흔들림이 클수록 실제로 복리가 되는 기하 평균은 산술 평균보다 대략 \(\sigma^2/2\)만큼 낮다(12장). 그래서 같은 가정이라도 몬테카를로의 중앙값 경로는 결정론 선보다 아래에 놓인다. 결정론 선은 '보통의 미래'가 아니라 '평균 수익률이 매년 나오는 운 좋은 미래'에 가깝다.
보수 1.4%p가 은퇴 나이를 바꾼다
미션 3의 숫자를 한결 기본으로 계산하면, 보수 1.5% 펀드로는 성공 확률 80%를 넘기는 가장 이른 은퇴 나이가 66세, 0.1% 인덱스 ETF로는 62세다(150개 경로 기준). 15장에서 본 보수 1.4%p의 차이는 결국 4년 더 일해야 하는가의 문제다. 60세에 은퇴한다고 고정하면 성공 확률이 약 72%에서 약 38%로 떨어진다.
이 모델이 모르는 것
모든 모델은 틀린다. 쓸모 있는 모델은 어디서 틀리는지를 알고 쓰는 모델이다. 이 시뮬레이터가 단순화한 것을 적어 둔다.
- 집은 '집 줄이기' 카드가 있을 때만 판다. 주택연금은 넣지 않았다. 카드가 없는 매수 경로의 은퇴 성공 확률은 그만큼 보수적이다.
- 투자 수익에는 세금을 매기지 않았다. 실제로는 일반 계좌의 배당·이자에 세금이 붙고, ISA와 연금 계좌는 과세를 줄이거나 미룬다(18장). 연금 계좌 인출은 4.4%로 단순화했다.
- 은퇴 뒤의 건강보험료, 의료비, 간병비는 '은퇴 후 생활비' 안에 뭉뚱그렸다. 큰 병원비는 따로 오지 않는다.
- 배우자는 나와 나이가 같다고 본다. 배우자가 결혼 전에 모은 돈, 배우자의 실직·경력 공백·연금 계좌는 넣지 않았다. 자녀 양육비는 나이와 상관없이 같은 금액이고, 자녀 세액공제는 내 쪽에서 받는다고 본다.
- 수익률·물가는 해마다 독립적이고 정규분포 근사를 따른다. 실제 시장의 긴 침체, 금리와 물가의 연동, 폭락의 꼬리는 더 거칠다(5장).
- 물가를 바꿔도 명목 수익률과 연봉 인상률은 그대로다. 그래서 물가 슬라이더를 올리면 실질 수익률과 실질 인상률을 함께 깎은 것과 같다. 실제로는 물가가 높은 시기에 금리와 임금도 함께 오르는 경향이 있다.
- 제도는 바뀐다. 국민연금 산식과 요율, 세율 구간, 세액공제 한도는 2026년 값으로 고정했다. 실제로는 63년 동안 여러 번 바뀐다.
그래서 이 시뮬레이터의 숫자는 "한결은 90세에 9억 5,677만원을 갖는다"는 예언이 아니다. "은퇴를 2년 늦추는 것이 생활비를 10% 줄이는 것보다 크다", "보수 1.4%p는 4년의 노동과 같다"처럼 선택끼리의 크기를 비교하는 자로 쓴다.
한결의 마지막 장
책의 첫 장에서 한결은 순자산 100만원과 한 달 53만원의 흐름에서 출발했다. 그 뒤로 한결은 장마다 작은 결정을 하나씩 내렸다. 아래 그림은 그 결정을 돈의 흐름 일곱 단계에 따라 모은 것이다.
순자산 100만원에서 60세 9억 3,233만원(오늘 돈)까지, 그리고 72%
한결의 결정을 모두 넣고 27세부터 90세까지 돌렸다. 연봉 3,600만원에서 연 3%씩 오르고, 월 생활비 94만원(주거 제외)으로 시작해 매달 투자 자동이체 50만원과 연금저축·IRP 연 600만원을 넣는다. 첫해 세액공제는 계산상 99만원이지만 결정세액 약 86.5만원을 넘지 못해 86.5만원만 돌아온다(18장의 결론 그대로). 30세에 전세 2억원으로 옮기고, 투자는 주식 70 · 채권 30에 보수 0.1%다.
결정론으로 60세 순자산은 오늘 돈 약 9억 3,233만원, 그중 꺼내 쓸 수 있는 자산은 약 8억 1,349만원이다. 65세부터 국민연금 월 약 111만원이 들어온다. 결정론으로는 90세까지 바닥나지 않지만, 300개의 미래 중 약 72%만 끝까지 버틴다. 21장에서 예상한 확률보다 조금 낮은데, 이 장은 은퇴 뒤에도 전세대출 이자와 오르는 보증금을 계속 내고, 국민연금 가입을 은퇴 나이까지 33년으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한결은 미션을 풀며 세 가지를 확인했다. 은퇴를 62세로 2년 미루면 성공 확률이 약 84%가 된다. 보수를 1.5%로 두었다면 같은 80%를 위해 66세까지 일해야 했다. 40세에 1년 실직하면 성공 확률이 약 64%로 내려가므로, 비상금 목표를 넉넉히 두고 그런 해에는 은퇴 계획을 다시 본다. 반대로 혼자 벌며 아이 한 명(월 양육비 100만원, 대학 연 1,000만원)을 키우면 60세 은퇴는 성공 확률이 약 26%로 무너진다. 같은 아이를 연봉 3,600만원의 배우자와 함께 키우면 100%가 된다. 가족이 생기면 이 그래프를 다시 그려야 한다.
① 시작 나이와 연봉(세전), 지금 통장에 있는 돈(시작 현금)을 넣는다. 학자금 대출이 없다면 끈다. ② 지난 석 달의 카드·계좌 내역에서 주거비를 뺀 한 달 평균 지출을 구해 월 생활비에 넣는다(7장). ③ 지금 사는 집에 맞춰 주거 경로를 고른다. 이미 전세라면 전세 전환 나이를 지금 나이로 둔다. ④ 매달 실제로 자동이체되는 투자액과 연금 계좌 납입액을 넣는다. 계획이 아니라 실제로 빠져나가는 금액이다. ⑤ 은퇴 후 생활비는 지금 생활비의 70~100% 사이에서 시작해 본다. ⑥ 마지막으로 '몬테카를로'를 켜고 성공 확률을 본 뒤, 토네이도 차트의 맨 위 입력부터 하나씩 고쳐 본다.
이제 한결의 숫자를 지우고 자기 숫자를 넣어 볼 차례다. 시작 나이, 연봉, 생활비, 지금 사는 집, 이미 모은 돈을 넣고 미션을 다시 풀어 본다. 무엇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지렛대인지 토네이도 차트가 말해 준다. 그리고 1년 뒤에 같은 주소로 다시 와서 숫자를 고친다. 계획은 한 번 세우는 것이 아니라 해마다 다시 그리는 것이다.
핵심 정리
- 인생 전체의 돈은 한 해의 규칙(실수령 → 지출·상환·저축 → 남는 돈 처리 → 자산 성장)을 되풀이해 계산한다. 흐름이 저수지를 채우거나 비운다.
- 먼 미래의 금액은 오늘 돈(실질)으로 읽는다. 물가 2.5%면 33년 뒤 명목 숫자는 약 2.26배로 부풀어 보인다.
- 결정론 결과는 '평균 수익률이 매년 나오는' 낙관적인 한 줄이다. 계획은 몬테카를로의 분포와 성공 확률로 판단한다.
- 민감도 분석으로 지렛대의 크기를 비교한다. 한결에게는 연봉 인상률, 주식 비중, 은퇴 나이, 보수가 생활비 10%보다 훨씬 크다.
- 집은 순자산을 키우지만 꺼내 쓸 수 없는 자산이다. 매수는 계약금과 비상금, 은퇴 후 현금흐름까지 함께 계획해야 한다.
- 모델은 예언이 아니라 선택끼리의 크기를 재는 자다. 제도와 가정은 바뀌므로 해마다 다시 돌린다.
확인 퀴즈
1. 결정론 모드에서 90세까지 자산이 바닥나지 않았다. 이 계획에 대해 가장 정확한 말은?
2. 60세 순자산이 명목으로 21억원, 물가 연 2.5%로 33년이 지났다. 오늘 돈으로는 대략 얼마인가?
3. 연봉 3,600만원인 해에 연금저축·IRP에 600만원을 넣었다. 계산상 세액공제는 99만원이지만 결정세액(지방세 포함)이 약 86.5만원이다. 실제로 돌려받는 금액은?
4. 토네이도 차트에서 '은퇴 시 순자산' 기준으로 은퇴 후 생활비 막대의 길이가 0이었다.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