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ETF·인덱스
13장에서 한 종목에 돈을 몰면 흔들림이 얼마나 커지는지 보았다. 그렇다고 수십, 수백 개 종목을 한 주씩 직접 사 모으기는 어렵다. 펀드는 이 문제를 푸는 오래된 발명이다. 여러 사람의 돈을 한 바구니에 모아 한꺼번에 굴린다. 이 장은 그 바구니가 어떻게 생겼는지, 시장 전체를 담는 '지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바구니를 맡긴 대가로 내는 보수가 30년 동안 얼마나 커지는지, 그리고 매달 조금씩 사는 적립식 투자가 실제로 무엇을 해 주는지를 하나씩 움직여 보며 확인한다.
- 펀드의 기준가와 좌수를 계산하고, 운용사·판매사·수탁사가 각각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한다.
- 시가총액 가중 지수가 만들어지는 방식과 액티브·패시브(인덱스) 운용의 차이를 말한다.
- ETF의 괴리율과 추적오차,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변동성 끌림을 구분한다.
- 총보수·판매수수료·매매비용이 장기 수익에서 가져가는 몫을 계산하고, 액티브 펀드 다수가 장기적으로 지수를 밑도는 이유를 설명한다.
- 정액 적립식의 평균 매입 단가 효과와 일시 투자·분할 투자의 차이를 기대값과 후회 위험으로 비교한다.
펀드: 여러 사람의 돈을 담는 바구니
100만원으로 시장 전체에 고르게 투자하고 싶다고 하자. 한 주에 수십만 원 하는 종목도 있으니 100만원으로는 몇 종목밖에 담지 못한다. 그런데 1만 명이 100만원씩 모으면 100억원이 되고, 100억원이면 수백 종목을 시가총액 비율대로 나눠 살 수 있다. 각자는 그 바구니의 몫을 갖는다. 이것이 펀드(Fund, 집합투자기구)다.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 전문 회사가 대신 굴리고, 결과를 넣은 돈의 비율대로 나누는 상품이다.
바구니의 몫을 세는 단위가 좌수(Units)이고, 한 몫의 값이 기준가(NAV per unit)다. 기준가는 바구니 안 자산을 모두 시가로 더한 순자산(Net asset value)을 총 좌수로 나눈 값이다. 한국 펀드는 관례상 1,000좌당 가격으로 기준가를 표시하고, 처음 만들 때 1,000원에서 시작한다.
아래 바구니에 세 사람이 차례로 돈을 넣어 본다. 돈은 바구니로 들어가 다섯 종목에 고르게 나뉘고, 넣은 사람은 그때의 기준가로 좌수를 받는다. "한 달 흐르기"를 눌러 종목 가격이 움직이게 한 다음 다른 사람이 돈을 넣으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본다.
바구니에 돈 넣기: 좌수와 기준가
기준가는 바구니 전체의 성적표다. 내가 언제 들어왔든 기준가가 10% 오르면 내 몫도 10% 오른다. 늦게 들어온 사람은 비싼 기준가에 사므로 좌수를 적게 받고, 일찍 들어온 사람의 몫을 빼앗지 않는다. 돈을 빼는 환매(Redemption)도 같은 원리로, 가진 좌수에 그날 기준가를 곱한 만큼 돌려받는다.
누가 무엇을 하는가
바구니에는 역할이 나뉜 세 회사가 붙어 있다. 돈을 받고 좌수를 내주는 창구는 판매사(은행·증권사), 무엇을 사고팔지 정하는 곳은 운용사(자산운용사), 실제 자산을 금고에 보관하는 곳은 수탁사(신탁업자)다.
액티브와 패시브, 그리고 지수
바구니에 무엇을 담을지 정하는 방식은 크게 둘이다. 액티브 운용(Active management)은 운용역이 오를 만한 종목을 골라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노린다. 패시브 운용(Passive management)은 고르지 않는다. 미리 정해진 지수(Index)의 구성을 그대로 따라 사서, 시장 평균을 비용만 빼고 그대로 받는다. 지수를 따라가는 펀드를 인덱스 펀드(Index fund)라 한다.
그렇다면 지수는 어떻게 만드는가. KOSPI나 S&P 500 같은 대표 주가지수는 대부분 시가총액 가중(Market-cap weighted) 방식이다. 종목마다 시가총액(주가 × 주식 수, 13장)을 더해 기준 시점의 합계와 비교한다. 큰 회사는 지수 안에서도 큰 몫을 차지한다.
아래는 가상의 다섯 회사로 만든 작은 시장이다. 막대 꼭대기의 손잡이를 끌어 각 회사의 주가를 올리고 내려 본다. 점선은 기준 시점의 시가총액이고, 막대 위 숫자는 지금 지수 안에서의 비중이다.
시가총액 가중 지수 만들기
시가총액 가중 지수에는 편리한 성질이 있다. 주가가 오르면 그 종목의 시가총액과 지수 비중이 함께 커지므로, 지수를 따라가는 펀드는 가격이 움직일 때마다 사고팔 필요가 없다. 들고만 있으면 비중이 저절로 맞는다. 그래서 거래 비용이 적다. 대신 몇몇 거대 기업의 비중이 커지면 지수 전체가 그 기업들의 운명에 크게 기대게 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
ETF: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
ETF(Exchange-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는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시킨 것이다. 바구니라는 본질은 같지만 사고파는 방법이 다르다. 일반 펀드는 하루 한 번 정해지는 기준가로 판매사를 통해 가입·환매하고, 돈을 돌려받기까지 며칠이 걸린다. ETF는 장중에 증권 계좌에서 주식처럼 실시간 가격으로 사고판다.
| 구분 | 일반 펀드 | ETF |
|---|---|---|
| 어디서 사나 | 판매사(은행·증권사) 창구·앱 | 증권 계좌에서 거래소 매매 |
| 가격 | 하루 한 번 기준가 | 장중 실시간 시장 가격 |
| 돈을 돌려받기 | 환매 신청 후 며칠(국내 주식형 보통 3~4영업일 안팎) | 매도 후 2영업일 뒤 결제 |
| 비용 | 총보수(판매보수 포함), 일부는 판매수수료 | 총보수(대체로 낮음) + 매매할 때 증권사 수수료·호가 차이 |
| 주로 따라가는 것 | 액티브·인덱스 모두 | 대부분 지수(인덱스), 일부 액티브 |
주식처럼 거래된다는 것은 시장 가격이 바구니의 실제 가치와 잠깐 어긋날 수 있다는 뜻이다. 바구니 안 자산의 실시간 가치를 iNAV(실시간 추정 순자산가치)라 하고, 시장 가격이 iNAV에서 벗어난 비율을 괴리율(Premium/discount)이라 한다. 괴리가 오래 벌어지지 않는 것은 아래 그림의 두 장치 덕분이다.
아래는 하루 동안의 iNAV(점선)와 시장 가격(실선)이다. 유동성공급자의 호가가 촘촘하면 두 선이 붙어 다닌다. 슬라이더로 호가를 약하게 만들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 본다.
ETF 시장 가격과 바구니 가치: 괴리율
괴리율과 헷갈리기 쉬운 것이 추적오차(Tracking error)다. 괴리율이 "시장 가격과 바구니 가치의 차이"라면, 추적오차는 "바구니 가치와 따라가려는 지수의 차이"다. 보수가 매일 조금씩 빠져나가고, 지수 구성을 완벽히 똑같이 담지 못하고, 배당금을 받아 다시 투자하기까지 시차가 있어서 바구니는 지수와 조금씩 어긋난다. 추적오차가 작고 꾸준할수록 지수를 잘 따라가는 ETF다.
레버리지·인버스 ETF와 변동성 끌림
ETF 가운데는 지수 하루 수익률의 2배를 목표로 하는 레버리지 ETF(Leveraged ETF)와, 반대 방향(−1배)을 목표로 하는 인버스 ETF(Inverse ETF)가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하루다. 이 상품들은 매일 그날의 수익률을 2배(또는 −1배)로 맞춘다. 기간 전체의 수익률을 2배로 해 주는 것이 아니다.
지수가 하루 10% 오르고 다음 날 9.09% 내려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하자. 2배 ETF는 첫날 20% 오르고 다음 날 18.18% 내린다.
하루 변동폭이 \(a\)이고 하루 오르고 하루 내려 지수가 제자리로 오면, 2배 ETF는 이틀마다 다음 비율로 줄어든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같은 지수 경로를 1배, 2배, −1배로 동시에 굴린다. "제자리 무작위"는 매일 무작위로 오르내리지만 마지막 날 정확히 시작점(100)으로 돌아오는 경로다.
지수는 제자리인데 2배 ETF는 줄어든다
바구니를 맡기는 값: 보수와 수수료
펀드는 공짜가 아니다. 운용사, 판매사, 수탁사가 모두 몫을 가져간다. 이 비용은 영수증으로 따로 청구되지 않고 기준가에서 매일 조금씩 빠져나가므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비용의 종류는 크게 셋이다.
| 비용 | 어떻게 빠지나 | 대표적인 크기(연, 대략) |
|---|---|---|
| 총보수 운용·판매·수탁·사무관리 | 순자산에서 매일 일할 계산해 차감. 기준가에 이미 반영 | 액티브 주식형 1~2%, 지수 ETF 0.5% 미만(0.1% 미만도 흔함) |
| 총비용비율(TER) | 총보수 + 회계감사·지수 사용료 등 기타 비용 | 총보수보다 조금 크다 |
| 판매수수료 | 가입할 때(선취) 또는 돈을 뺄 때(후취) 한 번 | 0~1% 안팎(클래스에 따라 다름) |
| 매매비용 | 펀드 안에서 주식을 사고팔 때 드는 수수료·세금. 총보수와 별도로 공시 | 회전율이 높은 액티브에서 크다 |
| 환매수수료 | 정해진 기간 안에 빼면 이익의 일부를 떼는 벌칙성 비용 | 최근에는 없는 상품이 많다 |
같은 펀드도 수수료를 받는 방식에 따라 클래스(Share class)가 나뉜다. 가입할 때 수수료를 한 번 떼고 보수가 낮은 A클래스, 수수료 없이 보수가 높은 C클래스, 온라인으로만 팔아 판매보수가 낮은 클래스(이름에 'e'가 붙는 경우가 많다) 등이다. 어느 쪽이 싼지는 얼마나 오래 들고 있느냐에 달렸다.
보유 기간에 따라 싼 클래스가 바뀐다
클래스 비교에서 보듯 판매수수료는 한 번이지만 보수는 해마다 다시 빠진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연 보수가 비용의 주인공이 된다. 그러면 30년이라면 어떨까. 4장의 복리가 여기서는 반대 방향으로 일한다. 보수는 원금이 아니라 불어난 잔고 전체에 매년 붙기 때문이다.
아래 그래프의 위쪽 곡선은 보수가 없을 때, 아래쪽 곡선은 보수를 낸 뒤의 잔고다. 아래 곡선 끝의 손잡이를 위아래로 끌거나 슬라이더로 보수를 바꿔 본다. 두 곡선 사이의 붉은 면적이 보수로 사라진 돈이다.
보수의 30년: 두 곡선 사이로 사라지는 돈
MN.grow의 fee 옵션. 수익률은 확정 가정이다.)매달 50만원씩 30년을 연 6%로 굴리면 보수가 없을 때 약 4억 8,726만원이 된다. 보수 1%를 내면 약 4억 769만원, 2%면 약 3억 4,264만원이다. 숫자로 보면 1%는 작아 보이지만, 30년 뒤에는 최종 금액의 6분의 1 가까이가 된다. 한꺼번에 1억원을 넣고 30년을 두는 경우는 더 크다. 연 6%면 보수 없이 약 5억 7,435만원, 보수 1%면 약 4억 3,219만원으로 약 4분의 1이 사라진다. 적립식보다 일시 투자에서 더 큰 이유는, 일시 투자에서는 모든 돈이 30년 내내 보수를 맞기 때문이다.
액티브 펀드는 지수를 이기는가
액티브 펀드는 보수를 더 받는 대신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약속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시장의 모든 주식은 누군가가 들고 있다. 모든 투자자를 합치면 그들이 가진 것이 곧 시장 전체이고, 그 평균 수익은 비용을 빼기 전 정확히 시장 수익(지수)이다. 누군가 지수보다 1% 더 벌었다면 다른 누군가는 1% 덜 벌었다. 여기서 비용을 빼면, 평균적인 액티브 투자자는 비용이 적은 지수 투자자보다 그 비용만큼 뒤처질 수밖에 없다.
아래 트랙에서 펀드 100개가 30년을 달린다. 펀드마다 해마다 운용역의 실력과 운에 따라 지수보다 잘하거나 못한다(평균 0, 운용 편차만큼 흩어진다). 대신 지수 ETF보다 보수가 '보수 차이'만큼 더 빠진다. 가운데 세로선이 지수이고, 점이 선 오른쪽에 있으면 지금까지 지수를 앞선 펀드다.
액티브 펀드 100개의 30년 경주
짧은 기간에는 운이 비용을 가린다. 한 해 동안은 운용 편차 5%가 보수 차이 1.4%보다 훨씬 커서 많은 펀드가 지수를 앞선다. 그러나 운은 해마다 양쪽으로 흩어져 서로 지워지고, 보수는 해마다 같은 방향으로 쌓인다. 기간이 길수록 비용이 결과를 지배한다.
실제 자료도 비슷한 그림을 보여 준다. 미국, 유럽, 한국 등 여러 시장에서 해마다 나오는 장기 비교 조사에서 10~20년 기간으로 보면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다수가 비교 지수를 밑돌았고, 그 비율은 기간이 길수록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 한 기간에 지수를 이긴 펀드가 다음 기간에도 이길 가능성도 운으로 기대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결과가 많다.
액티브 운용이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다. 시장에서 가격이 맞게 매겨지는 것은 정보를 분석해 사고파는 액티브 투자자들 덕분이고, 지수 투자자는 그 덕을 공짜로 본다. 다만 개인이 어떤 액티브 펀드가 앞으로 이길지 미리 고르기는 매우 어렵고, 고르는 데 실패했을 때의 비용은 확실하다. 이 비대칭이 많은 사람이 지수 투자를 기본값으로 삼는 이유다.
적립식 투자와 평균 매입 단가
월급을 받는 사람은 목돈이 한 번에 생기지 않는다. 매달 일정한 금액을 꼬박꼬박 사는 정액 적립식(Dollar-cost averaging) 투자가 자연스럽다. 여기에는 덤이 하나 있다. 금액이 같으므로 가격이 비쌀 때는 적게, 쌀 때는 많이 사게 된다.
| 달 | 가격 | 넣은 돈 | 산 좌수 |
|---|---|---|---|
| 1월 | 10,000원 | 100,000원 | 10좌 |
| 2월 | 5,000원 | 100,000원 | 20좌 |
| 3월 | 10,000원 | 100,000원 | 10좌 |
| 합계(가격은 평균) | 8,333원 | 300,000원 | 40좌 |
가격은 1만원에서 시작해 1만원으로 끝났다. 그런데 30만원으로 40좌를 샀으니 평균 매입 단가(Average cost)는 7,500원이고, 3월 말 평가액은 40만원이다. 가격이 제자리인데 33% 이익이다. 평균 매입 단가가 가격의 단순 평균(8,333원)보다 낮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아래 가격 경로의 점을 위아래로 끌어 직접 그려 본다. 아래 막대는 매달 산 좌수이고, 금색 선은 평균 매입 단가, 점선은 가격의 단순 평균이다.
가격 경로를 그리면 평균 매입 단가가 보인다
목돈이 있다면: 한 번에, 나눠서?
상여금이나 적금 만기로 1,200만원이 한꺼번에 생겼다고 하자. 지금 전부 넣을 것인가, 12달에 걸쳐 100만원씩 나눠 넣을 것인가. 앞 절의 평균 단가 효과를 떠올리면 나눠 넣는 쪽이 나아 보인다. 하지만 비교 대상이 달라졌다. 적립식은 '같은 좌수씩 사기'와 비교했지만, 지금은 '오늘 다 사기'와 비교해야 한다.
주식의 기대 수익률이 예금 금리보다 높다면, 나눠 넣는 동안 대기 중인 돈은 기대 수익이 낮은 현금으로 놀고 있다. 그래서 평균적으로는 한 번에 넣는 쪽이 앞선다. 반면 넣자마자 시장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나눠 넣은 쪽이 크게 앞서고, 그때의 후회는 매우 크다. 아래에서 1,000번의 가상 시장으로 확인한다.
일시 투자 vs 분할 투자: 1,000번의 시장
MN.paths로 만든 월별 무작위 경로다.)막대가 0의 오른쪽에 더 많이 쌓이는 것이 "기대값은 일시 투자가 높다"는 뜻이고, 왼쪽 꼬리가 길게 뻗은 것이 "운 나쁘면 크게 후회한다"는 뜻이다. 어느 쪽이 정답이라기보다 무엇을 더 견디기 어려운지의 문제다. 한꺼번에 넣고 바로 20% 하락을 맞았을 때 공포에 질려 팔아 버릴 사람이라면, 기대값을 조금 내주고 나눠 넣는 편이 실제 결과는 더 나을 수 있다. 하락장에서 파는 마음은 17장에서 다시 다룬다.
가장 좋은 방법: 정하고, 자동으로
월급으로 하는 적립식 투자에서 가장 큰 적은 시장이 아니라 사람이다. "이번 달은 비싸 보이니 다음 달에", "뉴스가 무서우니 잠깐 멈추자"가 반복되면 적립식의 장점이 사라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다음과 같이 투자를 자동화한다.
- 월급날 다음 날 자동이체: 쓰고 남은 돈이 아니라 먼저 떼어 둔 돈으로 산다(7장의 선저축).
- 자동 매수 기능: 일부 증권사·판매사는 정해진 날 정해진 금액만큼 펀드나 ETF를 자동으로 사 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 규칙을 미리 적어 두기: 무엇을, 매달 얼마씩, 언제 점검할지를 한 줄로 적는다. 시장이 출렁일 때 그 줄을 다시 읽는다.
2026년 한국에서 실제로 볼 숫자
펀드와 ETF는 담은 자산과 상장 위치에 따라 세금이 다르다. 아래는 2026년 기준 개략이다. 자세한 계산과 절세 계좌는 18장에서 다룬다.
| 종류 | 매매차익 | 분배금(배당) |
|---|---|---|
| 국내 상장 국내 주식형 ETF | 비과세 | 배당소득세 15.4% |
| 국내 상장 기타 ETF 해외 주식형·채권형·원자재 등 | 배당소득세 15.4%(보유 기간 과세) | 배당소득세 15.4% |
| 국내 주식형 펀드(일반 펀드) | 주식 매매차익 부분 비과세 | 이자·배당 부분 15.4% |
| 해외 상장 ETF | 양도소득세 22%(연 250만원 공제, 분리과세) | 배당소득세 15.4% 안팎 |
금융소득(이자·배당)이 한 해 2,000만원을 넘으면 넘는 부분은 다른 소득과 합쳐 누진세율로 과세된다. ISA, 연금저축, IRP 같은 절세 계좌 안에서 펀드·ETF를 사면 과세가 미뤄지거나 줄어든다.
한결의 선택: 보수 1.5%와 0.1%
7장에서 한결은 월 100만원 저축 목표를 세웠고, 8장에서 비상금을 먼저 채웠다. 이제 그중 월 70만원을 30년 동안 주식에 넣기로 했다. 은행 창구에서는 "운용 실력이 검증된" 연 보수 1.5%의 액티브 주식형 펀드를 권했고, 직접 찾아본 것은 세계 주식 지수를 따르는 연 총보수 0.1%의 지수 ETF다.
아래는 두 계좌를 같은 시장에서 30년 동안 굴린 결과다. 시장은 매번 새로 뽑는다. 액티브 펀드는 해마다 운용 실력과 운에 따라 지수보다 잘하거나 못하고(운용 편차), 보수를 더 낸다.
한결의 30년: 같은 시장, 다른 보수
월 70만원, 30년, 보수 1.4%p의 값은 약 1억 4,700만원
시장이 해마다 고르게 연 6%씩 오른다고 단순하게 가정하고 MN.grow로 계산하면, 한결이 30년 동안 넣는 원금은 2억 5,200만원이다. 보수가 전혀 없다면 약 6억 8,216만원이 된다. 보수 0.1%의 지수 ETF는 약 6억 6,998만원, 보수 1.5%의 액티브 펀드는 약 5억 2,294만원이다. 두 계좌의 차이는 약 1억 4,703만원으로 원금의 절반을 넘는다. 보수 0.1%가 30년 동안 가져간 몫은 약 1,218만원, 보수 1.5%는 약 1억 5,921만원이다.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진다. 10년 뒤에는 약 1억 1,315만원 대 1억 533만원으로 782만원 차이지만, 20년 뒤에는 약 3억 1,388만원 대 2억 6,891만원으로 4,497만원, 30년 뒤에는 1억 4,703만원이 된다. 액티브 펀드가 이 차이를 메우려면 30년 내내 해마다 지수보다 1.4%p 이상 더 벌어야 한다. 앞의 경주 시뮬레이터에서 그런 펀드가 얼마나 드물었는지를 떠올린 한결은 지수 ETF를 고르고, 월급날 다음 날 70만원이 자동으로 사지도록 설정했다. 가격이 비싸 보이는 달에도 쉬지 않기로 했다.
핵심 정리
- 펀드는 여러 사람의 돈을 모은 바구니다. 기준가 = 순자산 ÷ 총 좌수 × 1,000이고, 새로 들어온 돈은 그날 기준가로 좌수를 받으므로 기존 투자자의 몫을 묽게 만들지 않는다. 자산은 수탁사가 따로 보관하지만 원금 보장은 아니다.
- 대표 주가지수는 시가총액 가중이다. 큰 회사가 지수를 더 많이 움직인다. 지수를 그대로 따라 사는 패시브(인덱스) 운용은 사고팔 일이 적어 비용이 낮다.
- ETF는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파는 펀드다. 시장 가격과 바구니 가치의 차이가 괴리율, 바구니와 지수의 차이가 추적오차다.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하루 수익률의 배수를 맞추므로 흔들림이 크면 지수가 제자리여도 줄어든다(변동성 끌림).
- 보수는 불어난 잔고 전체에 매년 붙는다. 보수 1%는 30년 적립식에서 최종 금액의 약 16%, 일시 투자에서 약 25%를 가져간다. 비용을 빼기 전 모든 투자자의 평균이 지수이므로, 비용을 뺀 액티브 펀드의 다수는 길게 보면 지수를 밑돈다.
- 정액 적립식은 비쌀 때 적게, 쌀 때 많이 사서 평균 매입 단가(조화평균)를 가격의 단순 평균보다 낮춘다. 그러나 손실을 막아 주지는 않는다. 목돈은 평균적으로 일시 투자가 앞서지만, 나눠 넣는 것은 후회를 줄이는 선택이다. 어느 쪽이든 정해 두고 자동화하는 것이 가장 강하다.
확인 퀴즈
1. 기준가(1,000좌당)가 1,250원인 펀드에 100만원을 넣었다. 받는 좌수는?
2. 지수가 하루 +10%, 다음 날 −9.09%로 제자리에 돌아왔다. 보수를 무시하면 지수 하루 수익률의 2배를 따르는 레버리지 ETF는 이틀 동안 어떻게 되는가?
3. 매달 10만원씩 가격이 10,000원 → 5,000원 → 10,000원인 상품을 샀다. 평균 매입 단가는?
4.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다수가 장기적으로 지수를 밑도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