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4

금리와 복리

오늘의 100만원과 1년 뒤의 100만원은 같은 돈이 아니다. 이자는 남의 돈을 쓰는 사용료이고, 기다림에 매긴 값이다. 이 값이 해마다 원금에 붙어 다시 이자를 낳으면 복리가 된다. 복리는 처음 몇 해는 지루할 만큼 느리다가 어느 순간 원금을 앞지른다. 같은 원리가 저축에서는 내 편이 되고, 빚에서는 적이 된다. 이 장에서는 동전 탑을 쌓고, 미래의 돈을 오늘로 할인하고, 시작 나이를 끌어 보면서 돈의 시간 가치를 손으로 익힌다.

이자는 시간의 가격이다

친구가 100만원을 빌려 달라며 1년 뒤에 딱 100만원을 갚겠다고 한다. 친구를 믿더라도 대부분 조금은 망설인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1년 동안 그 돈을 내가 쓸 수 없다(기다림). 둘째, 못 돌려받을 수도 있다(위험). 셋째, 1년 뒤의 100만원은 지금보다 물건을 덜 산다(3장의 물가). 이 세 가지에 매긴 값이 이자(Interest)다. 원금에 대해 1년에 이자를 얼마 주는지를 비율로 나타낸 것이 금리(Interest rate), 곧 이자율이다.

빌리는 쪽에서 보면 이자는 남의 돈을 지금 당겨 쓰는 사용료다. 집을 빌리면 월세를 내듯 돈을 빌리면 이자를 낸다. 은행 예금도 같은 구조다. 예금자는 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은행은 그 돈을 다시 대출로 내보낸다(2장). 그래서 예금 이자는 내가 받는 사용료이고, 대출 이자는 내가 내는 사용료다.

금리를 정하면 서로 다른 시점의 돈을 하나의 저울에 올릴 수 있다. 연 5%라면 오늘의 100만원은 1년 뒤의 105만원과 값이 같다. 거꾸로 1년 뒤의 105만원은 오늘의 100만원과 같다. 오른쪽으로 가는 계산이 복리이고, 왼쪽으로 오는 계산이 할인이다. 이 장 전체가 이 두 화살표 이야기다.

100만원 105만원 110.25만원 115.76만원 오늘 1년 뒤 2년 뒤 3년 뒤 × 1.05 × 1.05 × 1.05 ÷ 1.05 ÷ 1.05 ÷ 1.05
그림 1. 돈의 시간선. 금리 연 5%에서 위쪽 화살표(복리)는 오늘의 돈을 미래로 보내고, 아래쪽 화살표(할인)는 미래의 돈을 오늘로 데려온다. 같은 시간선 위의 네 금액은 모두 '같은 값'이다.

단리와 복리: 이자 위의 이자

이자를 붙이는 방법은 두 가지다. 단리(Simple interest)는 처음 넣은 원금에만 이자를 준다. 복리(Compound interest)는 지난번에 받은 이자를 원금에 합친 뒤 그 합계에 다시 이자를 준다. 이자가 이자를 낳는 셈이다.

100만원을 연 8%로 맡기면 첫해에는 둘 다 8만원을 받는다. 둘째 해에 단리는 다시 8만원이지만, 복리는 108만원의 8%인 8만 6,400원이다. 늘어난 6,400원이 이자 위의 이자다. 처음에는 동전 한 닢도 안 되는 부스러기다. 아래 탑에서 이 부스러기가 해마다 어떻게 자라는지 본다. 먼저 재생을 눌러 탑이 쌓이는 것을 보고, 그다음 이율을 올리거나 기간을 30년으로 늘려 본다.

SIMULATOR

동전 탑: 단리 탑과 복리 탑이 해마다 자란다

원금 100만원원금이 낳은 이자이자 위의 이자
시점—
단리 탑—
복리 탑—
이자 중 '이자 위의 이자'—
해볼 것: ① 해마다 왼쪽은 단리 탑, 오른쪽은 복리 탑이다. 처음 5년 동안 금색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다. ② 기간을 30년으로 늘린다. 마지막 몇 해에 금색이 탑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③ 이율을 15%로 올린다. 금색이 훨씬 일찍 나타난다. (가로줄 한 칸이 동전 하나, 10만원이다. 세금과 수수료는 뺐다.)

8%로 20년이면 단리 탑은 260만원, 복리 탑은 약 466만원이다. 차이 206만원이 전부 이자 위의 이자다. 원금이 낳은 이자(160만원)보다 이자가 낳은 이자가 더 커졌다. 두 탑을 식으로 쓰면 이렇다.

$$FV = PV\,(1 + r\,n) \qquad\qquad FV = PV\,(1+r)^{n}$$
왼쪽이 단리, 오른쪽이 복리. \(PV\): 지금 넣는 돈(현재가치), \(FV\): \(n\)년 뒤의 돈(미래가치), \(r\): 연 이율(소수, 5%면 0.05), \(n\): 햇수

단리는 \(n\)에 비례해서 더해지고, 복리는 \(n\)제곱으로 곱해진다. 더하기는 직선을 만들고 곱하기는 휘어 올라가는 곡선을 만든다. 1,000만원을 연 5%로 30년 두면 단리는 2,500만원, 복리는 약 4,322만원이다. 금리는 같은데 결과는 1,800만원 넘게 차이 난다.

복리 곡선은 끝에서 갑자기 치솟는 것처럼 보인다. 정말로 어느 순간 무언가가 달라지는 걸까? 아래 그래프에서 눈금을 선형과 로그로 바꿔 본다. 세로선을 끌면 그 해의 금액을 읽을 수 있다.

SIMULATOR

선형 눈금과 로그 눈금: 복리 곡선은 사실 직선이다

세로선을 좌우로 끈다
복리단리복리 2·4·6·8·10·12·15%
경과—
복리 (100만원에서)—
단리—
복리 ÷ 단리—
해볼 것: ① 선형 눈금에서 15% 곡선은 화면 밖으로 사라지고 2% 곡선은 바닥에 붙는다. ② 로그 눈금으로 바꾼다. 모든 복리 곡선이 기울기만 다른 직선이 되고, 단리만 휘어서 눕는다. ③ 로그 눈금에서 가로 눈금 한 칸(10배)을 오르는 데 걸리는 해를 이율별로 비교한다.

로그 눈금에서는 같은 높이를 오를 때마다 같은 배수만큼 커진다. 복리는 해마다 같은 비율로 자라므로 로그 눈금에서 곧은 직선이 된다. 선형 눈금에서 끝이 치솟아 보이는 것은 같은 비율의 성장이 큰 금액 위에서 일어나기 때문이지, 마지막 해에 특별한 일이 생겨서가 아니다. 그래서 수십 년짜리 주가 지수나 경제 규모 그래프는 흔히 로그 눈금으로 그린다.

72의 법칙: 돈이 두 배가 되는 시간

복리의 속도를 머릿속에서 재는 가장 쉬운 방법은 '두 배가 되는 데 몇 년 걸리나'를 묻는 것이다. 답은 72의 법칙(Rule of 72)으로 어림한다. 72를 연 이율(%)로 나누면 된다. 연 6%면 72 ÷ 6 = 12년, 연 9%면 8년이다. 3장에서는 같은 방법으로 물가가 두 배가 되는 기간을 쟀다.

아래 그래프의 점을 좌우로 끌어 이율을 바꿔 본다. 녹색은 정확한 값, 금색 점선은 72 ÷ 이율이다.

SIMULATOR

72 ÷ 이율은 얼마나 정확한가

점을 좌우로 끈다
정확한 값 ln 2 ÷ ln(1+r)72 ÷ 이율(%)
연 이율—
72의 법칙—
정확한 값—
30년 뒤 배수—
해볼 것: ① 8% 근처에서 두 선이 거의 겹친다. ② 1%로 끌면 72의 법칙은 72년, 실제는 약 70년이다. ③ 30%까지 밀면 어림이 실제보다 짧게 나온다. (세로축은 로그 눈금이다. 연 1회 복리 기준.)
연 이율72 ÷ 이율정확한 값어디서 보는 숫자인가(예시)
2%36년35.0년물가 목표 수준
3%24년23.4년예금 금리 수준
5%14.4년14.2년이 장의 교육용 가정
8%9년9.0년주식의 장기 기대수익 언저리
12%6년6.1년높은 신용대출 금리
18%4년4.2년카드 리볼빙 금리 수준

두 배가 되는 기간을 알면 장기 결과를 암산할 수 있다. 연 8%로 36년이면 9년마다 두 배씩 네 번, 곧 16배다. 연 4%면 같은 36년에 두 번, 4배다. 이율이 두 배면 결과는 두 배가 아니라 제곱이 된다. 이율 차이가 작아 보여도 긴 시간 위에서는 결과가 크게 벌어진다.

왜 하필 72인가 정확한 두 배 기간은 \(\ln 2 / \ln(1+r)\)이다. 이율이 작으면 \(\ln(1+r) \approx r\)이므로 \(0.693/r\), 곧 69.3 ÷ 이율(%)에 가깝다. 실제 이율에서는 \(\ln(1+r)\)이 \(r\)보다 조금 작아서 숫자를 조금 키워야 맞고, 6~10% 언저리에서는 72가 잘 맞는다. 게다가 72는 2, 3, 4, 6, 8, 9, 12로 나누어떨어져 암산하기 좋다. 이자를 연속으로 붙이는 연속 복리에서는 69.3이 정확한 값이다.

복리 주기: 표시 이율과 실효 이율

지금까지는 이자를 1년에 한 번 붙였다. 실제로는 이자를 매달, 매일 붙이기도 한다. 표시된 금리가 연 12%인데 이자를 매달 붙이면 한 달에 1%씩 붙고, 그 1%가 다음 달부터 다시 이자를 낳는다. 그래서 1년 뒤에는 12%가 아니라 약 12.68%가 불어난다.

광고나 계약서에 적힌 연 이율을 표시 이율(APR, Annual Percentage Rate), 복리 주기까지 반영해 1년 동안 실제로 불어나는 비율을 실효 이율(APY, Annual Percentage Yield)이라 한다. 같은 표시 이율이라도 이자를 자주 붙일수록 실효 이율이 높다. 아래에서 주기를 바꿔 계단의 모양을 본다.

SIMULATOR

이자를 얼마나 자주 붙이나: 1년 동안의 계단

선택한 주기연속 복리단리(연 1회와 같은 끝점)
표시 이율(APR)—
실효 이율(APY)—
100만원의 1년 뒤—
연 1회보다 더—
해볼 것: ① 연 1회에서 매월로 바꾼다. 계단이 잘아지고 끝점이 올라간다. ② 매월에서 매일로 바꾼다. 끝점은 거의 그대로다. 주기를 쪼개는 효과는 금방 줄어든다. ③ 이율을 100%까지 밀고 연속을 고른다. 1년 뒤 금액이 약 2.718배, 곧 e배가 된다.
표시 연 5%, 이자를 붙이는 주기한 번에 붙는 이율실효 이율(APY)
연 1회5%5.0000%
반기(연 2회)2.5%5.0625%
분기(연 4회)1.25%5.0945%
매월(연 12회)0.4167%5.1162%
매일(연 365회)0.0137%5.1267%
연속—5.1271%

표시 5%에서 연 1회와 매일의 차이는 0.13%p다. 복리 주기보다 금리 자체와 기간이 훨씬 중요하다. 다만 금리가 높을 때는 차이가 커진다. 카드 리볼빙처럼 연 18%를 매달 1.5%씩 복리로 붙이면 실효 이율은 약 19.56%다. 숫자를 비교할 때는 둘이 같은 기준인지부터 확인한다. 예금은 높아 보이는 숫자를, 대출은 낮아 보이는 숫자를 앞세우기 쉽다.

주기를 끝없이 잘게 쪼개면 어떻게 될까? 1년에 100% 이자를 한 번에 붙이면 2배다. 반년에 50%씩 두 번이면 2.25배, 매달 \(100/12\)%씩이면 약 2.613배다. 계속 쪼개면 무한히 커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아래 점을 오른쪽으로 끌어 \(n\)을 1에서 1,000까지 늘려 본다.

SIMULATOR

100% 이자를 n번 나눠 붙이면: e로 가는 길

점을 좌우로 끈다
한 번에 붙는 이율—
1년 뒤 배수 (1+1/n)ⁿ—
e와의 차이—
해볼 것: ① n = 1, 2, 4, 12에서 배수가 2, 2.25, 2.44, 2.61로 오른다. ② n = 365(매일)에서 2.7146이다. ③ 1,000까지 밀어도 2.7183을 넘지 못한다. 가로축은 로그 눈금이다.

배수는 2.71828…에 붙어서 더 오르지 않는다. 이 수가 자연상수 e다. 이자를 끊임없이 붙이는 것을 연속 복리(Continuous compounding)라 하고, 원금 \(P\)는 \(t\)년 뒤 \(P\,e^{rt}\)가 된다. 연 5% 연속 복리의 실효 이율은 \(e^{0.05}-1 \approx 5.127\%\)이다. 금융 이론에서 연속 복리를 즐겨 쓰는 이유는 계산이 깔끔해서이고, 실제 돈의 차이는 위 표에서 본 것처럼 작다.

현재가치: 미래의 돈을 오늘로 데려오기

복리 화살표를 거꾸로 돌리면 "미래의 돈은 지금 얼마짜리인가"라는 질문이 된다. 미래의 돈을 오늘 값으로 바꾸는 것을 할인(Discounting)이라 하고, 그 결과를 현재가치(PV, Present Value), 할인에 쓰는 이율을 할인율(Discount rate)이라 한다. 복리 식을 \(PV\)에 대해 풀면 된다.

$$PV = \frac{FV}{(1+r)^{n}}$$
\(FV\): \(n\)년 뒤에 받는 돈, \(r\): 할인율(그 돈을 다른 데 두었으면 얻었을 연 수익률), \(1/(1+r)^n\): 할인 계수

할인율은 '이 돈을 지금 받았다면 다른 데서 얼마를 벌 수 있었나', 곧 기회비용이다. 아래 그래프의 점을 끌어 받는 시점을 미루고, 할인율을 바꿔 본다. 10년 뒤의 1억원은 지금 얼마일까?

SIMULATOR

할인 계산기: n년 뒤의 1억원은 지금 얼마인가

점을 좌우로 끈다
오늘 가치—
할인 계수—
기다림으로 깎인 몫—
가치가 반이 되는 기간—
해볼 것: ① 할인율 3%, 10년에서 오늘 가치는 약 7,441만원이다. ② 할인율을 0으로 내린다. 곡선이 평평해지고 미래의 1억은 지금의 1억과 같다. ③ 할인율 10%, 30년으로 민다. 30년 뒤 1억의 오늘 가치는 600만원이 채 안 된다. 먼 미래의 큰 돈일수록 할인율에 민감하다.
10년 뒤 1억원, 할인율오늘 가치할인 계수
2%8,203만원0.820
3%7,441만원0.744
5%6,139만원0.614
7%5,083만원0.508

할인율이 높을수록 미래의 돈은 싸게 보인다. 다른 데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람, 지금 돈이 급한 사람에게는 미래의 돈이 덜 매력적이다. 같은 제안도 사람마다 값이 다른 이유다.

지금 100만원, 아니면 나중에 더 많이?

"지금 100만원을 받을래, 5년 뒤 130만원을 받을래?" 30%를 더 준다니 기다리는 편이 좋아 보인다. 하지만 기간이 빠진 퍼센트는 의미가 없다. 두 흐름을 같게 만드는 할인율을 내부수익률(IRR, Internal Rate of Return)이라 한다. 5년 뒤 130만원의 내부수익률은 \(1.3^{1/5}-1 \approx 5.39\%\)다. 내가 다른 데서 이보다 높은 수익을 확실히 얻을 수 있으면 지금 받는 편이 낫고, 그렇지 않으면 기다리는 편이 낫다.

아래 게임에서 먼저 '내 기준 수익률'을 정한다. 지금 그 돈을 다른 곳에 두었을 때 기대하는 연 수익률이다. 그다음 제안마다 지금 받을지 기다릴지 고른다.

SIMULATOR

선택 게임: 지금 100만원 vs 나중의 더 큰 돈

제안—
제안의 연 수익률(IRR)—
나중 돈의 오늘 가치—
맞힌 수—
해볼 것: ① 고르기 전에는 수익률이 가려져 있다. 금색 점선(내 기준으로 100만원을 키운 길)과 나중 금액을 눈으로 비교해 고른다. ② 고르면 녹색 곡선이 그 제안의 수익률로 자란 길을 보여 준다. ③ 기준 수익률을 바꾸면 같은 제안의 정답이 바뀐다. (위험과 세금은 없다고 가정한다. 실제로는 '나중에 정말 받을 수 있는가'라는 위험도 할인율에 들어간다.)

"20년 뒤 250만원"처럼 금액이 크게 불어나는 제안도 연으로 따지면 4.7%에 그친다. 반대로 "1년 뒤 104만원"은 금액은 작아도 연 4%다.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기간당 수익률로 비교해야 한다. 적금, 저축성 보험, 분양 광고처럼 '총 몇 % 수익'을 내세우는 문구를 볼 때 이 계산이 쓸모 있다.

매달 쌓이는 돈, 매달 받는 돈

실제 저축은 한 번에 목돈을 넣기보다 매달 일정한 돈을 넣는다. 매달 \(C\)씩 넣으면 첫 달에 넣은 돈은 가장 오래 불어나고, 마지막 달에 넣은 돈은 거의 불어나지 않는다. 각 납입의 미래가치를 모두 더하면 등비수열의 합이 되고, 정리하면 하나의 식이 나온다. 일정한 금액이 일정한 간격으로 오가는 흐름을 금융에서는 연금(Annuity)이라 부른다. 국민연금 같은 제도(20장)와는 다른, 계산 용어로서의 연금이다.

$$FV = C\,\frac{(1+i)^{n}-1}{i} \qquad\qquad PV = C\,\frac{1-(1+i)^{-n}}{i}$$
왼쪽: 매기 말에 \(C\)씩 \(n\)번 넣었을 때 마지막에 모이는 돈. 오른쪽: 매기 말에 \(C\)씩 \(n\)번 받으려면 지금 있어야 하는 돈. \(i\): 한 기간(한 달)의 이율. 연 5%를 월 복리로 맞추면 \(i = 1.05^{1/12}-1 \approx 0.407\%\)

왼쪽 식으로 매달 적립을 굴려 본다. 녹색은 내가 넣은 원금, 금색은 이자다. 처음에는 녹색이 대부분이지만 어느 해부터 금색이 녹색보다 커진다. 그 해를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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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적립: 원금과 이자가 뒤집히는 해

끌어서 해를 읽는다
넣은 원금쌓인 이자
넣은 원금—
마지막 잔액—
잔액 중 이자—
이자 > 원금이 되는 해—
해볼 것: ① 기본값(월 50만원, 연 5%)에서 이자가 원금을 넘는 해를 찾는다. ② 적립액을 두 배로 올린다. 금액은 두 배가 되지만 뒤집히는 해는 그대로다. ③ 수익률을 8%로 올린다. 뒤집히는 해가 크게 당겨진다. 뒤집히는 시점은 금액이 아니라 수익률과 시간이 정한다. (월 복리, 월말 적립. 수익률은 연 실효 기준의 교육용 가정이다. 세금·수수료는 뺐다.)

월 50만원, 연 5%면 26년째에 이자(약 1억 5,765만원)가 넣은 원금(1억 5,600만원)을 넘는다. 그 전까지는 대부분 내 돈이고, 그 뒤로는 돈이 번 돈이 더 크다. 적립액을 바꿔도 이 시점은 그대로다. 복리는 '얼마나 넣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두느냐'에 먼저 반응한다.

이번에는 오른쪽 식, 거꾸로의 질문이다. 매달 일정한 돈을 일정 기간 꺼내 쓰려면 지금 목돈이 얼마 있어야 할까? 은퇴 뒤 생활비나 장학금, 매달 나오는 임대료의 값을 매길 때 쓰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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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받는 돈의 현재가치: 목돈이 줄어드는 길

수익률이 있을 때 잔액수익률 0%일 때 잔액이자가 대신 채우는 몫
지금 필요한 목돈—
받는 돈 합계—
이자가 채우는 몫—
영원히 받으려면—
해볼 것: ① 기본값(월 100만원, 20년, 4%)에서 필요한 목돈은 약 1억 6,605만원이다. 합계 2억 4,000만원보다 7,000만원 넘게 적다. ② 수익률을 0으로 내린다. 두 선이 겹친다. ③ 기간을 40년으로 늘린다. 받는 돈 합계는 두 배가 되지만 필요한 목돈은 그보다 훨씬 덜 는다. 먼 미래에 받는 돈은 할인되어 값이 작기 때문이다. 기간을 끝없이 늘리면 '이자만으로 받는' 금액에 다가간다.

매달 받는 돈의 현재가치는 은퇴 설계의 출발점이다. 필요한 목돈이 생활비 합계보다 작은 것은 남은 돈이 그동안에도 일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익률 가정이 1%p만 낮아도 필요한 목돈은 크게 는다. 21장에서 수익률이 흔들릴 때 이 계산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다시 본다.

일찍 시작하는 힘

복리 식 \(PV(1+r)^n\)에서 원금 \(PV\)는 곱해지는 한 숫자일 뿐이지만 시간 \(n\)은 지수에 있다. 원금을 두 배로 늘리면 결과도 두 배지만, 연 5%에서 시간을 14년 늘리면 결과가 두 배다. 젊을 때 넣는 돈은 액수가 작아도 오래 일한다. 세 사람을 비교해 본다. 모두 매달 50만원을 연 5%로 굴리고, 60세에 결과를 본다.

가 · 27~37세만 원금 6,000만원 2억 3,707만 나 · 37~60세 원금 1억 3,800만원 2억 5,423만 다 · 27~60세 원금 1억 9,800만원 4억 9,129만 넣은 원금 이자
그림 2. 처음 10년의 무게. 모두 월 50만원, 연 5%, 60세 기준이다. 가는 10년만 넣고 손을 뗐는데, 23년을 꼬박 넣은 나와 거의 같은 돈을 갖는다. 원금은 나의 절반도 안 된다. 다의 잔액은 정확히 가와 나의 합이다. 다가 나보다 더 가진 2억 3,707만원이 바로 '처음 10년'이 33년 동안 만든 돈이다.

뒤집어 보면, 시작이 늦을수록 같은 목표를 위해 매달 넣어야 할 돈이 빠르게 커진다. 아래 그래프는 60세에 목표 금액을 모으려면 시작 나이별로 매달 얼마를 넣어야 하는지 보여 준다. 점을 오른쪽으로 끌어 시작을 미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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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시작한 대가: 같은 목표, 폭증하는 월 적립액

점을 좌우로 끈다
필요한 월 적립(수익률 반영)수익률 0%일 때
시작 나이—
필요한 월 적립—
넣는 원금 합계—
27세 시작 대비—
해볼 것: ① 5억원, 5%에서 27세는 월 약 51만원, 37세는 약 98만원, 47세는 약 230만원이다. ② 57세까지 끌면 월 1,000만원을 넘어 그래프 밖으로 나간다. 남은 시간이 없으면 복리가 도울 수 없다. ③ 수익률을 0으로 내린다. 두 곡선이 겹친다. 이때는 시작이 늦어도 '그만큼 나눠 넣을 달이 줄어드는' 효과뿐이다. 수익률이 높을수록 늦은 시작의 벌이 커진다.

곡선이 오른쪽에서 가파르게 솟는 구간이 '시간이 원금보다 중요한 구간'의 뒷면이다. 젊을 때는 적은 돈으로도 목표에 닿고, 늦을수록 원금으로 시간을 메워야 한다. 다만 여기 쓴 5%는 교육용 가정이다. 실제 수익률은 해마다 흔들리고, 높은 기대수익에는 큰 흔들림이 따른다(12장).

늦었다고 느낄 때 그래프는 '늦으면 소용없다'가 아니라 '오늘이 남은 날 중 가장 이른 날'이라는 뜻으로 읽는다. 37세에 시작한 나도 넣은 원금의 거의 두 배를 모은다. 시작을 1년 미루는 비용은 지금 당장 시작하는 불편보다 거의 언제나 크다.

복리는 빚에도 똑같이 작동한다

복리는 편을 가리지 않는다. 저축에서 이자가 이자를 낳듯, 빚에서는 갚지 않은 이자가 원금에 붙어 다시 이자를 낳는다. 공식은 똑같고 화살표의 방향만 다르다. 게다가 빚의 금리는 보통 저축 금리보다 훨씬 높다.

100만원 × (1 + r)ⁿ 예금 연 3% · 10년 134만원 받는 이자 +34만원 빚 월 1.5% · 10년 방치 597만원 낼 이자 +497만원
그림 3. 같은 식의 두 얼굴. 같은 100만원, 같은 복리 식이다. 예금 쪽은 10년에 34% 불고, 월 1.5%(연 18%) 빚은 갚지 않고 두면 10년에 거의 6배가 된다. 금리가 6배면 결과는 6배가 아니라 지수로 벌어진다.

아래는 빚 하나를 매달 일정액씩 갚아 나가는 모습이다. 눈덩이의 크기가 잔액이다. 매달 갚는 돈을 줄여 첫 달 이자보다 작게 만들어 본다.

SIMULATOR

빚의 눈덩이: 갚는 돈이 이자보다 작으면

첫 달 이자—
10년 동안의 결과—
낸 이자 합계—
상태—
해볼 것: ① 300만원, 연 18%에서 첫 달 이자는 4만 5,000원이다. 매달 4만원만 갚으면 잔액이 오히려 는다. ② 갚는 돈을 0으로 내린다. 10년 뒤 약 1,791만원이 된다. ③ 갚는 돈을 20만원으로 올린다. 1년 반 남짓이면 끝나고 이자도 크게 준다. (연 금리를 12로 나눈 월 이율로 매달 복리를 붙이는 단순 모델이다. 수수료와 연체 가산금리는 뺐다.)

갚는 돈이 이자보다 작으면 원금은 줄지 않고, 모자란 이자가 원금에 붙어 빚이 스스로 자란다. 카드 리볼빙이나 최소 결제만 계속하는 습관이 위험한 이유다(9장). 우리나라는 대출 금리의 상한을 법으로 정해 둔다(법정 최고금리, 2026년 기준 연 20%). 그래도 연 20%면 72의 법칙으로 3.6년마다 두 배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 대출의 이자가 함께 오르는 과정은 5장에서, 대출을 갚는 여러 방식은 10장에서 다룬다.

세금과 제도 수치는 해마다 바뀐다 이 장의 계산은 세금과 수수료를 뺀 값이다. 실제 예금·적금 이자에는 이자소득세 15.4%(지방세 포함, 2026년 기준)가 붙어 손에 쥐는 이자가 줄어든다(8장). 법정 최고금리, 세율, 비과세 한도 같은 제도 값은 해마다 바뀔 수 있으니 실제 결정 전에는 그해 기준을 확인한다.

한결의 가계부: 10년의 값

1장에서 한결에게 매달 남는 돈은 약 53만원이었다. 그중 50만원을 연 5%(교육용 가정)로 매달 굴린다고 하자. 27세에 바로 시작하는 길과, "지금은 여유가 없으니 10년 뒤에"라며 37세에 시작하는 길을 나란히 달려 본다.

SIMULATOR

한결의 두 갈래: 27세 시작 vs 늦은 시작

27세 시작늦은 시작일찍 넣고 멈춤
나이—
27세 시작 잔액—
늦은 시작 잔액—
잔액 차이 / 원금 차이—
해볼 것: ① 재생해서 60세까지 두 선이 벌어지는 모습을 본다. 37세에 늦은 선이 출발할 때 이미 7,718만원이 앞서 있다. ② 체크 상자를 켠다. 27~37세에만 넣고 멈춘 금색 선이 60세에 늦은 선과 거의 나란히 끝난다. ③ 늦게 시작하는 햇수를 20년으로 늘린다. (월 50만원, 연 5%, 월 복리. 세금·수수료는 뺐다.)
LEDGER 한결한결의 가계부 · 4장

매달 50만원, 10년 늦게 시작한 대가는 2억 3,707만원

27세에 시작하면 60세까지 33년 동안 원금 1억 9,800만원을 넣고 4억 9,129만원을 갖는다. 그중 2억 9,329만원이 이자다. 37세에 시작하면 23년 동안 원금 1억 3,800만원을 넣고 2억 5,423만원을 갖는다. 넣은 원금의 차이는 6,000만원뿐인데 결과의 차이는 2억 3,707만원, 원금 차이의 약 4배다.

37세에 시작해서 같은 4억 9,129만원을 맞추려면 매달 약 96.6만원을 넣어야 한다. 지금 남는 돈의 거의 두 배다. 한결에게 '10년 뒤에'는 미루는 선택이 아니라 2억원 넘는 값을 치르는 선택이다. 한결은 이번 달부터 50만원을 따로 떼어 두기로 한다.

이 장에서 정한 것저축은 금액보다 시작 시점이 먼저다. 매달 50만원을 이번 달부터 떼어 둔다.
아직 남은 문제50만원은 지금 남는 돈의 거의 전부다. 비상금도, 어디에 넣을지도 정하지 않았다. 5%는 보장된 수익이 아니다.
다음 단계금리가 오르내리면 한결의 학자금과 예금은 어떻게 달라지는가(5장).

핵심 정리

  1. 이자는 돈의 사용료이자 기다림·위험·물가에 매긴 시간의 가격이다. 금리를 정하면 서로 다른 시점의 돈을 한 저울에 올릴 수 있다.
  2. 단리는 원금에만, 복리는 이자를 합친 금액에 이자를 준다. 단리는 \(PV(1+rn)\)으로 더해지고 복리는 \(PV(1+r)^n\)으로 곱해진다. 긴 시간 위에서는 '이자 위의 이자'가 원금이 낳은 이자보다 커진다.
  3. 복리 곡선은 로그 눈금에서 직선이다. 매년 같은 비율로 자랄 뿐, 어느 순간 갑자기 빨라지는 것이 아니다.
  4. 72 ÷ 이율(%)이 두 배가 되는 햇수다. 이율이 두 배면 결과는 두 배가 아니라 제곱이 된다.
  5. 같은 표시 이율(APR)도 이자를 자주 붙일수록 실효 이율(APY)이 높다. 무한히 쪼개도 e배를 넘지 못하므로 주기보다 금리와 기간이 중요하다.
  6. 현재가치는 \(FV/(1+r)^n\)이다. 할인율은 기회비용이다. 두 제안은 금액이 아니라 연 수익률(IRR)로 비교한다.
  7. 매달 적립의 미래가치와 매달 받는 돈의 현재가치는 연금 공식으로 구한다. 이자가 원금을 넘는 시점은 적립액이 아니라 수익률과 시간이 정한다.
  8. 시작이 늦을수록 같은 목표에 필요한 월 적립액이 폭증한다. 같은 복리가 빚에서는 갚지 않은 이자를 원금으로 바꾸며 눈덩이를 만든다.

확인 퀴즈

1. 연 6% 복리로 굴리면 돈이 두 배가 되는 데 대략 몇 년이 걸리는가?

72의 법칙으로 72 ÷ 6 = 12년이다. 정확한 값은 \(\ln 2/\ln 1.06 \approx 11.9\)년이다. 17년(100 ÷ 6)은 단리로 원금만큼 이자가 쌓이는 기간이다.

2. 표시 연 이율 12%에 이자를 매달 붙인다. 1년 동안 실제로 불어나는 비율(실효 이율)은?

매달 1%씩 붙고 그 이자가 다시 이자를 낳으므로 \(1.01^{12}-1 \approx 12.68\%\)다. 주기를 아무리 쪼개도 연속 복리 \(e^{0.12}-1 \approx 12.75\%\)를 넘지 않는다.

3. "지금 100만원 또는 5년 뒤 130만원" 중 하나를 고른다. 지금 받은 돈을 연 7%로 확실히 굴릴 수 있다면 어느 쪽이 나은가? (위험·세금은 없다고 가정)

5년 뒤 130만원의 내부수익률은 연 약 5.39%로 7%보다 낮다. 100만원을 7%로 5년 굴리면 약 140만원이 된다. 같은 말로, 130만원을 7%로 할인한 현재가치는 약 92.7만원이라 100만원보다 작다.

4. 매달 50만원을 연 5%로 굴린다. 27세에 시작한 사람과 37세에 시작한 사람의 60세 잔액 차이에 가장 가까운 것은?

27세 시작은 약 4억 9,129만원, 37세 시작은 약 2억 5,423만원이다. 차이 2억 3,707만원은 처음 10년에 넣은 6,000만원이 37세에 7,718만원이 되고, 그 돈이 다시 23년 동안 불어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