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과 수익
예금은 약속한 이자를 준다. 주식은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주식을 사는 이유는 "평균적으로" 더 많이 벌기 때문이고, 그 평균에는 해마다 크게 흔들리는 결과가 숨어 있다. 이 장은 투자의 첫 장이다. 종목이나 상품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주사위를 굴리듯 수익률을 한 해씩 뽑아 보면서, 위험이 무엇이고 어떻게 재며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를 손으로 익힌다.
- 위험을 "손실"이 아니라 "결과의 흔들림"으로 이해하고, 기대수익률과 변동성(표준편차) 두 숫자로 자산을 비교한다.
- 정규분포의 ±1σ(약 68%), ±2σ(약 95%) 구간으로 한 해 수익률의 범위를 어림한다.
- 같은 산술평균이라도 흔들림이 크면 실제로 쌓이는 돈(기하평균)이 줄어드는 변동성 끌림과, −50% 뒤에 +100%가 필요한 손실의 비대칭을 설명한다.
-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섞으면 위험이 줄어드는 분산 효과, 기간이 길수록 연평균 수익은 모이지만 최종 금액의 폭은 넓어지는 시간 분산을 구분한다.
- 최대 낙폭을 읽고, 위험 감내도와 위험 감수 능력을 나눠 자신이 버틸 수 있는 흔들림을 정한다.
왜 굳이 흔들리는 것을 사는가
3장에서 통장의 300만원은 물가가 해마다 2.5%씩 오르면 10년 뒤 약 234만원어치만 산다는 것을 보았다. 예금 이자가 물가와 비슷하면 돈은 겨우 제자리를 지키고, 이자소득세 15.4%를 떼고 나면 실질로는 조금씩 줄어든다. 4장에서는 수익률 몇 %p 차이가 수십 년 복리를 거치면 큰 차이가 된다는 것을 보았다. 월 100만원을 30년 모을 때 연 2.5%면 약 5억 3,284만원, 연 7.5%면 약 12억 8,289만원이다.
그 5%p를 공짜로 주는 곳은 없다. 연 7.5%라는 숫자는 "해마다 7.5%씩 준다"는 약속이 아니라 "아주 많은 해를 평균 내면 7.5% 언저리였다"는 기대다. 어떤 해는 +30%, 어떤 해는 −25%다. 이 장에서 위험(Risk)은 바로 이 흔들림을 뜻한다. 위험은 손실 그 자체가 아니라, 결과가 기대와 얼마나 다르게 나올 수 있는가다. 위로 크게 빗나가는 것도 위험의 일부다.
자산마다 두 숫자를 붙여 보자. 하나는 기대수익률(Expected return), 한 해에 평균적으로 기대하는 수익률이다. 다른 하나는 변동성(Volatility), 한 해 수익률이 평균에서 보통 얼마나 벗어나는지를 잰 값이다. 이 책은 아래 그림의 값을 교육용 가정으로 쓴다. 과거 장기 수치를 반올림한 대표값일 뿐 앞으로를 약속하지 않는다.
흔들림을 견딘 대가로 받는 웃돈을 위험 프리미엄(Risk premium)이라 한다. 거의 흔들리지 않는 예금 수익률을 기준으로 잡으면 이렇게 쓴다.
위험 프리미엄은 "위험을 지면 돈을 더 준다"는 약속이 아니다. 아무도 흔들리는 자산을 공짜로 들고 있으려 하지 않으니, 그런 자산은 처음부터 싸게 거래되고, 싸게 산 만큼 평균적으로 더 벌 가능성이 생긴다는 뜻이다. 가능성이 실제가 되는지는 운과 기간에 달려 있다. 이제 그 운을 직접 굴려 본다.
한 해씩 굴려 보기: 주사위 투자 게임
1,000만원을 넣고 한 해가 지날 때마다 주사위를 굴려 그해 수익률을 정한다고 하자. 주사위의 모양은 자산이 정한다. 예금 주사위는 거의 같은 눈만 나오고, 주식 주사위는 −20%와 +30%가 자주 나온다. 아래에서 버튼을 눌러 한 해씩 굴려 보자. 오른쪽에는 지금까지 나온 수익률이 막대로 쌓이고, 점선은 수천 번 굴렸을 때 나올 모양이다.
주사위 투자 게임: 한 해씩 굴리기
몇 번 굴려 보면 두 가지가 보인다. 첫째, 같은 주식 주사위인데도 굴릴 때마다 10년 뒤 잔고가 다르다. 운이 나쁘면 10년 뒤에도 원금 근처이고, 운이 좋으면 세 배가 된다. 둘째, 막대가 쌓일수록 히스토그램은 가운데가 볼록한 종 모양에 가까워진다. 한 해 한 해는 예측할 수 없어도, 많이 굴린 결과의 모양은 예측할 수 있다. 위험을 재는 일은 이 모양을 재는 일이다.
흔들림의 크기: 표준편차와 종 모양
종 모양의 폭을 숫자 하나로 나타낸 것이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 σ)다. 각 해의 수익률이 평균에서 떨어진 거리를 제곱해 평균 낸 다음 제곱근을 씌운 값으로, "보통 이 정도 빗나간다"는 거리다. 금융에서 변동성이라고 하면 대개 한 해 수익률의 표준편차를 말한다.
수익률이 종 모양의 정규분포(Normal distribution)를 따른다고 어림하면 편리한 규칙이 생긴다. 평균에서 ±1σ 안에 결과의 약 68%가, ±2σ 안에 약 95%가 들어간다. 세계 주식(평균 7.5%, σ 16%)이라면 세 해 중 두 해쯤은 −8.5%에서 +23.5% 사이이고, 스무 해 중 한 해쯤은 −24.5%보다 나쁘거나 +39.5%보다 좋다. 아래 그림에서 평균과 σ를 바꾸거나, 곡선 위 손잡이를 좌우로 끌어 σ를 바꿔 보자.
정규분포 감각: ±1σ와 ±2σ
평균이 같아도 σ가 커지면 종이 납작해지고 양쪽 꼬리가 길어진다. 손실 구간(빨간 부분)의 넓이, 즉 한 해에 손해를 볼 확률은 σ만으로도 크게 달라진다. 교육용 가정의 자산들을 표로 정리하면 이렇다.
| 자산 | 기대수익률 | 변동성 σ | ±1σ 구간 | ±2σ 구간 | 손실 날 확률 |
|---|---|---|---|---|---|
| 예금·현금 | 2.5% | 1% | 1.5 ~ 3.5% | 0.5 ~ 4.5% | 약 1% |
| 국채·채권 | 3.5% | 6% | −2.5 ~ 9.5% | −8.5 ~ 15.5% | 약 28% |
| 금 | 4.5% | 15% | −10.5 ~ 19.5% | −25.5 ~ 34.5% | 약 38% |
| 세계 주식 | 7.5% | 16% | −8.5 ~ 23.5% | −24.5 ~ 39.5% | 약 32% |
| 국내 주식 | 6.5% | 22% | −15.5 ~ 28.5% | −37.5 ~ 50.5% | 약 38% |
| 개별 종목 하나 | 7.5% | 40% | −32.5 ~ 47.5% | −72.5 ~ 87.5% | 약 43% |
표에서 눈여겨볼 곳은 채권이다. 기대수익은 예금보다 1%p 높을 뿐인데 손실 나는 해가 네 해에 한 번꼴이다. 채권이 왜 흔들리는지는 14장에서 금리와 함께 본다. 그리고 주식조차 세 해에 한 번은 마이너스다. 주식이 "오르는 자산"이라는 말은 길게 본 평균의 이야기이지 올해의 이야기가 아니다.
σ는 위아래 흔들림을 똑같이 센다. 그러나 사람이 실제로 두려워하는 것은 아래쪽, 그것도 돈이 필요한 순간의 큰 하락이다. 그래서 이 장은 σ 말고도 손실 회복, 최대 낙폭 같은 "아래쪽 위험"의 잣대를 함께 쓴다.
평균의 함정: 산술평균과 기하평균
어떤 자산이 첫해 +50%, 이듬해 −50%였다. 두 해의 평균 수익률은 0%다. 그렇다면 돈은 그대로일까? 100만원은 첫해 150만원이 되고, 이듬해 그 150만원의 절반이 사라져 75만원이 된다. 순서를 바꿔도 마찬가지다. 평균 0%인데 25%를 잃었다.
여기에 평균이 두 가지 있다. 해마다의 수익률을 더해 햇수로 나눈 것이 산술평균(Arithmetic mean)이고, 실제로 돈이 해마다 몇 %씩 불어난 것과 같은지를 나타내는 것이 기하평균(Geometric mean)이다. 위 예에서 산술평균은 0%, 기하평균은 \(\sqrt{1.5 \times 0.5} - 1 \approx -13.4\%\)다. 내 통장에 남는 것은 기하평균이다. 아래에서 오르내림의 폭을 바꾸거나 첫해 막대 꼭대기를 끌어 보자.
번갈아 오르내리기: 평균 0%의 10년
두 해마다 \(1 - x^2\)배가 된다. 흔들림이 없으면(x = 0) 잃는 것도 없고, 흔들림이 커질수록 그 제곱만큼 돈이 새어 나간다. 이 효과를 변동성 끌림(Volatility drag)이라 한다. 수익률이 무작위로 흔들릴 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며, 대략 이렇게 어림한다.
무작위로 흔들릴 때는 한 가지가 더 보인다. 많은 미래를 한꺼번에 굴리면 그 평균은 여전히 산술평균대로 자라지만, 한가운데 있는 미래, 즉 중앙값은 기하평균대로 자란다. 소수의 대박 경로가 평균을 끌어올리고, 보통 사람이 겪을 결과는 그보다 아래에 있다. 아래 그림은 1,000만원으로 시작한 300개의 30년 미래다.
경로 다발: 평균과 중앙값이 갈라진다
σ를 끝까지 올리면 이상한 장면이 나온다. 평균선은 여전히 8.8배를 가리키는데 미래의 절반 이상이 원금을 잃는다. "평균 수익률 7.5%"라는 같은 말이 세계 주식에서는 괜찮은 30년을, 한 종목에서는 반 넘게 손해 보는 30년을 뜻할 수 있다. 수익률 광고에서 평균만 말하고 흔들림을 말하지 않으면 절반만 말한 것이다.
손실의 비대칭: 반토막은 두 배로 메운다
변동성 끌림의 뿌리는 단순한 산수다. 손실은 큰 돈에서 깎이고, 회복은 줄어든 돈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10%를 잃으면 11.1%를 벌어야 제자리이고, 50%를 잃으면 100%를 벌어야 한다. 손실이 커질수록 필요한 회복 수익률은 손실보다 훨씬 빠르게 커진다. 곡선 위 손잡이를 끌어 보자.
손실-회복 곡선
이 곡선이 말하는 것은 투자의 제1원칙에 가깝다. 큰 손실을 피하는 것이 큰 수익을 노리는 것보다 중요하다. 작은 손실은 금방 메워지지만, 반토막 이상의 손실은 시간을 통째로 잡아먹는다. 다음 절의 분산과 그다음 절의 낙폭은 모두 이 오른쪽 끝, 곡선이 하늘로 솟는 구간에 가지 않기 위한 도구다.
분산: 섞으면 흔들림이 준다
동전 던지기 내기를 생각해 보자. 앞면이면 건 돈의 60%를 따고, 뒷면이면 40%를 잃는다. 한 번에 평균 10%를 따는 유리한 내기다. 그런데 가진 돈 전부를 동전 하나에 걸면 결과는 +60% 아니면 −40%, 극단 둘 뿐이다. 똑같은 돈을 100개의 동전에 1%씩 나눠 걸면 어떨까? 동전들이 서로 따로 놀기 때문에 앞면과 뒷면이 대체로 반반 나오고, 결과는 +10% 근처에 모인다. 기대수익은 그대로인데 흔들림만 줄어든다. 이것이 분산 투자(Diversification)다.
핵심은 "서로 따로 논다"는 조건이다. 두 자산이 함께 움직이는 정도를 상관계수(Correlation coefficient, ρ)로 잰다. +1이면 늘 같이 오르내리고, 0이면 서로 상관없고, −1이면 정반대로 움직인다. 상관이 낮을수록 한쪽이 떨어질 때 다른 쪽이 받쳐 줄 가능성이 커진다.
변동성이 같은 σ인 자산 N개를 똑같은 비율로 섞고, 아무 둘 사이의 상관계수가 모두 ρ라고 하면 섞은 바구니의 변동성은 이렇다.
아래에서는 변동성 40%짜리 자산(개별 종목 하나 수준)을 N개 섞는다. 위쪽 띠에서는 해마다 각 자산의 수익률(작은 점)과 섞은 바구니의 수익률(큰 표식)이 뽑히고, 아래 곡선은 N에 따른 바구니의 변동성이다. 곡선 위 점을 끌거나 슬라이더로 N을 바꿔 보자.
분산 효과: 자산 수와 상관계수
곡선은 처음에 가파르게 떨어지다가 바닥 \(\sigma\sqrt{\rho}\)에서 평평해진다. 섞어서 사라지는 위험은 회사 하나, 업종 하나의 사정에서 오는 비체계적 위험(Unsystematic risk)이고, 끝까지 남는 바닥은 경기·금리처럼 모든 자산을 함께 흔드는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 흔히 시장 위험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림 12-1의 수수께끼가 여기서 풀린다. 개별 종목 하나의 흔들림 중 상당 부분은 섞기만 하면 공짜로 없앨 수 있는 위험이다. 시장은 공짜로 없앨 수 있는 위험에는 웃돈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한 종목은 지수와 기대수익이 같아도 흔들림만 더 크다. 개별 종목과 지수의 차이는 13장에서, 상관이 낮은 자산을 어떤 비율로 섞을지는 16장에서 다룬다.
같은 업종 다섯 종목, 같은 지수를 따르는 상품 세 개를 사면 이름은 여럿이어도 상관이 1에 가까워 분산 효과가 거의 없다. 몇 개를 샀는가보다 서로 얼마나 다르게 움직이는가가 중요하다.
시간 분산: 길게 보면 정말 안전해지는가
"주식은 오래 들고 있으면 안전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무엇을 재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은 같은 자산을 1년부터 30년까지 들고 있을 때, 왼쪽은 연평균 수익률의 범위를, 오른쪽은 1,000만원이 최종적으로 얼마가 되는지의 범위를 보여 준다. 진한 띠는 가운데 50%, 옅은 띠는 가운데 90%의 미래다. 보유 기간 선을 끌어 보자.
보유 기간별 결과: 깔때기와 나팔
두 그림은 모순이 아니다. 좋은 해와 나쁜 해가 섞이면서 연평균은 기대값 쪽으로 모인다. 그러나 그 작은 연평균 차이가 30번 복리로 곱해지면 최종 금액의 차이는 오히려 커진다. 연 1%와 연 11%는 30년 뒤 1.3배와 23배의 차이다. 이렇게 기간이 길어지며 연평균 수익의 흩어짐이 줄어드는 현상을 시간 분산(Time diversification)이라 부른다.
긴 기간은 "몇 년 버티면 손실이 메워질" 가능성을 높여 원금 손실 확률을 낮춘다(세계 주식 1년 약 36% → 30년 약 2%). 그러나 운이 나쁜 미래의 최종 금액은 운이 좋은 미래보다 수억 원 적을 수 있고, 그 차이는 기간이 길수록 커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하락장에서 팔지 않고 끝까지 들고 있었을 때의 이야기다. 실제로 끝까지 들고 있을 수 있는지는 다음 절의 낙폭이 시험한다.
최대 낙폭: 버틸 수 있는 하락인가
표준편차는 한 해 단위의 흔들림이다. 하지만 사람이 실제로 겪는 고통은 한 해 수익률이 아니라 통장 잔고가 가장 높았던 때에서 얼마나 떨어졌는가다. 이것을 낙폭(Drawdown)이라 하고, 어떤 기간 중 가장 깊은 낙폭을 최대 낙폭(Maximum drawdown, MDD)이라 한다. 아래는 1,000만원으로 시작한 20년의 미래 하나다. 아래 칸은 고점 대비 얼마나 물에 잠겨 있는지를 그린 "수중 그래프"다. 그래프 위를 끌거나 마우스를 올려 그때의 낙폭을 확인하고, 다른 미래도 뽑아 보자.
낙폭 체험: 고점에서 저점까지
낙폭을 숫자로 읽을 때와 통장으로 겪을 때는 다르다. "최대 낙폭 40%"는 3년 동안 모은 4,000만원이 몇 달 사이에 2,400만원이 되고, 뉴스는 더 떨어진다고 말하고, 그 상태가 2~3년 이어지는 일이다. 손실-회복 곡선대로라면 −40%를 메우는 데 +67%가 필요하다. 그 사이에 겁이 나서 팔면 낙폭은 "일시적인 하락"에서 "확정된 손실"이 되고, 그 뒤의 회복은 남의 것이 된다. 하락장에서 왜 팔고 싶어지는지는 17장에서 다룬다.
그래서 얼마나 위험을 질지는 두 가지 질문으로 나눠서 정한다. 하나는 위험 감수 능력(Risk capacity), 형편이 하락을 견딜 수 있는가다. 돈을 쓸 때까지 남은 기간, 소득의 안정성, 비상금, 빚이 정한다. 다른 하나는 위험 감내도(Risk tolerance), 마음이 하락을 견딜 수 있는가다. 잔고가 반토막 난 화면을 보고도 잠을 잘 수 있는지다.
한결의 월 100만원, 30년 뒤의 분포
이제 이 장의 도구를 한꺼번에 쓴다. 한결은 7장에서 월 100만원을 저축하기로 했다. 이 돈을 30년 동안 매달 같은 자산에 넣는다고 하자. 낸 돈은 모두 3억 6,000만원이다. 아래 그림은 예금·채권·세계 주식 각각에 대해 400개의 30년을 굴린 결과다. 점 하나가 미래 하나, 진한 띠가 가운데 50%, 옅은 띠가 가운데 80%, 세로 눈금이 중앙값이다. 각 줄 오른쪽에는 그 자산이 30년 사이에 보통 한 번은 겪는 최대 낙폭(400개 미래의 중간값)을 적었다. 슬라이더로 한결이 견딜 수 있는 낙폭을 정해 보자.
한결: 월 100만원 × 30년, 세 자산의 결과 분포
여기 쓴 기대수익률과 변동성은 과거 장기 수치를 반올림한 교육용 가정이다. 과거 수익률은 미래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 실제 수익률은 정규분포보다 극단적인 해가 잦고, 자산 사이의 상관관계는 위기 때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세금·보수·환율이 결과를 바꾼다. 세법과 금리, 상품 구조도 해마다 바뀐다. 이 장의 시뮬레이터는 "얼마를 번다"가 아니라 "결과가 얼마나 넓게 퍼질 수 있는가"를 보기 위한 것이고, 특정 자산이나 상품을 권하지 않는다.
월 100만원을 30년 넣으면: 기대값과 흔들림, 그리고 −30%라는 선
한결은 월 100만원을 30년 동안 넣는 세 가지 길을 시뮬레이터로 굴려 보았다. 낸 돈은 3억 6,000만원이다. 예금은 400개 미래가 거의 한 점에 모여 중앙값 약 5억 3,000만원, 가장 나쁜 10%도 약 5억 1,000만원이다. 채권은 중앙값 약 6억 1,000만원, 가운데 80%가 약 4억 7,000만원에서 8억원 사이다. 세계 주식은 중앙값 약 9억 6,000만원으로 가장 크지만, 가운데 80%가 약 4억 5,000만원에서 22억원까지 퍼지고, 400개 중 약 4%는 30년을 넣고도 원금 3억 6,000만원에 못 미친다. 물가 2.5%를 반영해 오늘 돈으로 바꾸면 중앙값은 각각 약 2억 5,000만원, 2억 9,000만원, 4억 6,000만원이다.
한결의 형편(위험 감수 능력)은 좋은 편이다. 27세이고, 이 돈은 30년 뒤에 쓸 돈이며, 월급이 꾸준하다. 문제는 마음이다. 한결은 하락장을 겪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낙폭을 금액으로 바꿔 상상해 보았다. 5년 뒤 계좌가 6,000만원일 때 −30%면 1,800만원, 한결의 반년치 월급보다 많은 돈이 화면에서 사라진다. 한결은 거기까지는 팔지 않고 버티겠다고 정했다. 그런데 세계 주식만 담으면 400개 미래 중 절반이 30년 사이 한 번은 −41% 이상, 약 90%가 −30%를 넘는 낙폭을 겪는다. 기대값이 가장 큰 길이 한결이 견딜 수 있는 길은 아니었다.
핵심 정리
- 위험은 손실이 아니라 결과의 흔들림이다. 자산은 기대수익률과 변동성(한 해 수익률의 표준편차) 두 숫자로 비교하고, 흔들림을 견딘 대가로 기대하는 웃돈이 위험 프리미엄이다.
- 정규분포로 어림하면 한 해 수익률은 약 68%가 평균 ±1σ, 약 95%가 ±2σ 안에 든다. 세계 주식(7.5%, σ 16%)도 세 해에 한 번꼴로 마이너스다.
- +50% 뒤 −50%는 −25%다. 흔들림이 크면 실제로 쌓이는 기하평균이 산술평균보다 약 σ²/2만큼 낮아지고(변동성 끌림), 미래의 중앙값은 평균보다 아래에 있다.
- 손실 L을 메우려면 L/(1−L)이 필요하다. −50%는 +100%, −90%는 +900%다. 큰 손실을 피하는 것이 먼저다.
- 상관이 낮은 자산을 섞으면 기대수익은 유지한 채 흔들림이 줄어든다. 섞어서 없앨 수 있는 위험(비체계적)에는 보상이 없고, 끝까지 남는 시장 위험(체계적)만 남는다.
- 보유 기간이 길수록 연평균 수익률의 흩어짐은 줄지만 최종 금액의 폭은 넓어진다. 시간은 위험을 없애지 않고 모양을 바꾼다.
- 최대 낙폭은 실제로 겪는 고통의 크기다. 위험의 크기는 형편(감수 능력)과 마음(감내도) 중 낮은 쪽에 맞춘다.
확인 퀴즈
1. 1,000만원을 넣은 자산이 첫해 +50%, 이듬해 −50%였다. 2년 뒤 잔고는?
2. 계좌가 고점에서 50% 떨어졌다. 고점을 되찾으려면 저점에서 몇 % 올라야 하는가?
3. 서로의 상관계수가 1인(언제나 똑같이 움직이는) 자산 100개를 똑같이 나눠 샀다. 변동성은 어떻게 되는가?
4. 주식을 1년이 아니라 30년 보유할 때 일어나는 일로 옳은 것은? (교육용 가정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