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예금은 은행에 돈을 맡기는 일이고, 채권은 정부나 회사에 직접 돈을 빌려주고 증서를 받는 일이다. 약속된 이자와 원금이 정해져 있는데도 채권값은 매일 오르내린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시장금리다. 이 장에서는 현금흐름을 그려 놓고 금리를 움직여 가며 채권값이 왜, 얼마나 흔들리는지 직접 확인한다.
- 채권의 네 요소(액면가·표면금리·만기·발행자)로 현금흐름을 그리고, 그 현재가치를 더해 가격을 계산한다.
- 시장금리가 오르면 이미 나온 채권값이 내리는 이유와 만기수익률, 할인채·할증채를 설명한다.
- 듀레이션을 현금흐름의 무게중심이자 금리 민감도로 읽고, 장기채가 더 크게 흔들리는 이유와 볼록성을 말한다.
- 신용 위험과 스프레드, 수익률 곡선, 주식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예금과 채권의 차이를 구분한다.
채권은 빌려준 돈의 증서다
정부가 도로를 놓거나 회사가 공장을 지으려면 큰돈이 필요하다. 은행에서 빌릴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에게서 조금씩 직접 빌릴 수도 있다. 이때 "언제까지 얼마의 이자를 주고, 언제 원금을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적은 증서가 채권(Bond)이다. 채권을 산다는 것은 그 발행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증서를 받는다는 뜻이다.
증서에는 네 가지가 적혀 있다.
- 액면가(Face value): 만기에 돌려받는 원금. 이 장에서는 계산하기 쉽게 10,000원으로 둔다.
- 표면금리(Coupon rate): 액면가에 대해 해마다 주기로 한 이자율. 3%면 해마다 300원을 받는다. 이 이자를 쿠폰이라 부른다. 옛날 채권 증서에 이자 교환권(쿠폰)이 붙어 있어서 한 장씩 오려 이자를 받았던 데서 나온 이름이다.
- 만기(Maturity): 원금을 돌려받는 날. 1년짜리도, 30년짜리도 있다.
- 발행자(Issuer): 돈을 빌린 쪽. 누가 빌렸느냐가 돈을 떼일 위험을 정한다.
누가 빌렸느냐에 따라 채권 이름이 달라진다. 돈을 떼일 걱정이 적은 발행자일수록 이자를 적게 줘도 빌릴 수 있다.
| 종류 | 발행자 | 떼일 위험 | 금리 수준(상대) |
|---|---|---|---|
| 국채(국고채) | 정부 | 가장 낮다(자기 나라 돈으로 갚는다) | 가장 낮다 |
| 지방채 | 지방자치단체 | 낮다 | 국채보다 조금 높다 |
| 특수채(공사채) | 공기업, 공공기관 | 낮다 | 국채보다 조금 높다 |
| 금융채 | 은행, 카드사 등 금융회사 | 회사마다 다르다 | 중간 |
| 회사채 | 일반 기업 | 신용등급에 따라 크게 다르다 | 높다(위험만큼) |
가격 =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
4장에서 1년 뒤의 1만 원은 지금의 1만 원보다 덜 가치 있다는 것을 봤다. 지금 돈을 연 \(y\)로 굴릴 수 있다면, \(t\)년 뒤에 받을 돈 \(C\)의 현재가치는 \(C/(1+y)^t\)다. 채권은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돈을 주는 약속의 묶음이므로, 그 값은 각 약속의 현재가치를 모두 더한 것이다.
아래 그림의 점선 막대는 받을 돈 그대로이고, 색칠한 막대는 그 돈을 지금 가치로 할인한 것이다. 할인된 막대들이 왼쪽 '지금' 칸으로 흘러가 쌓인 높이가 채권 가격이다. 시장금리를 올리고, 만기를 늘려 본다.
현금흐름 타임라인: 미래의 돈을 지금으로 끌어오기
표면금리와 시장금리가 같으면 가격은 액면가와 같다. 시장금리가 표면금리보다 높으면 미래의 돈을 더 세게 깎으므로 가격은 액면가 아래로, 낮으면 위로 간다. 먼 미래의 돈일수록 할인이 여러 번 겹치므로, 만기가 긴 채권은 할인율의 작은 변화에도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 이 장의 나머지는 모두 이 두 문장에서 나온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이 내린다
한결의 친구가 작년에 표면금리 3%, 만기 5년인 채권을 10,000원에 샀다고 하자. 그런데 올해 시장금리가 5%로 올라, 새로 나오는 5년짜리 채권은 해마다 500원을 준다. 친구가 지금 채권을 팔려고 하면 누가 300원짜리 채권을 10,000원에 사겠는가. 사는 사람은 새 채권과 똑같이 연 5%를 벌 수 있는 값까지만 내려고 한다. 그 값은 앞의 공식에 \(y = 5\%\)를 넣은 9,134원이다. 해마다 덜 받는 200원 다섯 번을 5%로 할인한 만큼(약 866원) 싸져야 거래가 된다.
이것이 금리와 채권 가격의 시소다. 증서에 적힌 쿠폰은 바뀌지 않으므로, 시장이 요구하는 수익률이 바뀌면 그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가격이 움직인다. 아래 시소의 왼쪽 끝(시장금리)을 위아래로 끌어 본다. 오른쪽 팔의 길이는 채권의 만기에 따라 달라진다.
금리–가격 시소: 만기가 길수록 팔이 길다
같은 1%p의 금리 변화인데 1년 채권은 값이 1% 남짓, 30년 채권은 17% 넘게 움직였다. 1년 채권은 1년 뒤면 원금을 돌려받아 새 금리로 다시 굴리면 되니, 덜 받는 기간이 1년뿐이다. 30년 채권은 30년 동안 시장보다 적은 쿠폰에 묶인다. 그 손해를 한꺼번에 가격에 반영하니 크게 떨어진다. 시소의 팔 길이, 곧 금리 민감도를 재는 자가 뒤에서 볼 듀레이션이다.
만기수익률과 할인채·할증채
채권을 시장에서 사면 값이 액면가와 다를 때가 많다. 그러면 표면금리만 봐서는 실제로 몇 %를 버는지 알 수 없다. 지금 가격을 내고 만기까지 들고 있으면서 받는 모든 현금흐름을 고려한 연 수익률을 만기수익률(Yield to maturity, YTM)이라 한다. 앞 공식에서 가격 \(P\)를 알고 \(y\)를 거꾸로 푼 값이다. 뉴스에서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올랐다"고 할 때의 금리가 바로 이 만기수익률이다.
아래 그림의 가격 막대 위쪽 손잡이를 끌어 채권을 싸게, 또는 비싸게 사 본다. 세 가지 수익률이 어떻게 갈라지는지 본다.
값을 끌면 만기수익률이 풀린다
값과 금리 사이의 관계는 세 경우로 정리된다.
| 이름 | 조건 | 가격 | 만기까지 가격은 |
|---|---|---|---|
| 할인채(Discount bond) | 표면금리 < 만기수익률 | 액면가보다 낮다 | 액면가를 향해 올라간다 |
| 액면채(Par bond) | 표면금리 = 만기수익률 | 액면가와 같다 | 그대로 |
| 할증채(Premium bond) | 표면금리 > 만기수익률 | 액면가보다 높다 | 액면가를 향해 내려간다 |
쿠폰이 아예 없는 채권을 무이표채(제로쿠폰채)라 하고, 액면가보다 싸게 팔아 차익으로 이자를 대신한다. 할인채라는 말을 이 무이표채만 가리키는 데 쓰기도 한다. 할증채는 비싸게 샀지만 그만큼 쿠폰을 많이 받으므로 손해가 아니다. 만기에 액면가만 돌려받아 생기는 차손을 높은 쿠폰이 메운다.
시장금리가 그대로라면 할인채든 할증채든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값이 액면가로 끌려간다. 만기 날에는 누구나 액면가를 받으니 그 전날 값도 액면가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아래에서 시간 손잡이를 끌거나 재생해 본다.
만기가 다가오면 값이 액면가로 모인다
할증채의 값이 해마다 조금씩 내려가는 것은 손실이 아니라, 미리 많이 받은 쿠폰이 원금에서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쿠폰과 가격 변화를 합한 연 수익은 세 채권 모두 시장금리와 같다.
듀레이션: 현금흐름의 무게중심
만기 10년 채권이라도 돈을 10년 뒤에 한꺼번에 받는 것은 아니다. 해마다 쿠폰이 들어오므로, 돈이 "평균적으로" 들어오는 시점은 10년보다 앞이다. 각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무게로 삼아 시점을 평균한 값을 듀레이션(Macaulay duration)이라 한다.
무게를 시점에 곱해 평균했으니, 타임라인 위에 현재가치만큼의 추를 올려놓았을 때 균형이 잡히는 받침점이 듀레이션이다. 아래 그림에서 받침점을 끌어 판이 수평이 되는 곳을 찾아본다. 그다음 쿠폰을 키우거나 0으로 줄여 받침점이 어디로 가는지 본다.
듀레이션 받침점: 현재가치의 무게중심 찾기
쿠폰이 없는 채권은 듀레이션이 만기와 같고, 쿠폰이 클수록 돈을 일찍 많이 받으니 듀레이션이 짧아진다. 만기가 길어지면 듀레이션도 길어지지만 만기만큼 늘지는 않는다. 표면 3% 30년 채권의 듀레이션은 약 20년이다.
무게중심이 곧 금리 민감도다
듀레이션이 쓸모 있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가격 공식을 금리로 미분하면 각 항에서 시점 \(t\)가 앞으로 나온다. 정리하면 금리가 조금 변할 때 가격이 변하는 비율이 듀레이션에 비례한다.
수정 듀레이션이 8.5인 채권은 금리가 1%p 오르면 값이 약 8.5% 내리고, 0.5%p 오르면 약 4.25% 내린다. 아래 그림은 시장금리에 따른 가격 곡선이다. 곡선 위의 점을 좌우로 끌어 지금 금리를 바꾸면 그 점에서 그은 접선의 기울기가 수정 듀레이션이다.
금리–가격 곡선과 듀레이션 접선
곡선은 아래로 볼록하다. 그래서 접선(듀레이션 근사)은 늘 실제 가격보다 아래에 있다. 금리가 오를 때는 실제 손실이 추정보다 작고, 내릴 때는 실제 이익이 추정보다 크다. 이 휘어진 정도를 볼록성(Convexity)이라 한다. 볼록성은 만기가 길수록 커서, 30년 채권은 금리가 1%p 내리면 약 22.4% 오르지만 1%p 오르면 약 17.3%만 내린다.
금리가 오르면 손해만 보는가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이 바로 내린다.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 뒤로 받는 쿠폰을 이제는 더 높은 금리로 다시 굴릴 수 있다. 가격에서 잃은 것을 재투자 이자로 조금씩 되찾는다. 아래 그림은 표면금리 3% 채권을 액면가에 산 직후 금리가 한 번 뛰었을 때, 금리가 그대로였을 경우와 비교한 내 재산(남은 채권 값 + 받아서 굴린 쿠폰)의 차이다.
가격 손실과 재투자 이익의 줄다리기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두 효과는 서로 반대 방향이고, 듀레이션 무렵에서 거의 정확히 상쇄된다. 그래서 돈을 쓸 시점과 듀레이션을 맞추면 그 사이 금리가 한 번 크게 변해도 그 시점의 재산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연금 기금이나 보험사가 미래에 줄 돈과 채권의 듀레이션을 맞추는 이유다. 반대로 듀레이션이 쓸 시점보다 훨씬 길면 금리 상승 때 손실을 회복하기 전에 채권을 팔아야 한다.
신용 위험과 스프레드
지금까지는 약속이 반드시 지켜진다고 가정했다. 회사채는 그렇지 않다. 회사가 어려워져 이자나 원금을 제때 못 주는 것을 부도(Default)라 하고, 그럴 가능성을 신용 위험(Credit risk)이라 한다. 부도가 나도 보통 한 푼도 못 받는 것은 아니다. 회사 재산을 정리해 일부를 돌려받는데, 그 비율을 회수율이라 한다.
신용평가회사는 발행자가 빚을 갚을 능력을 등급으로 매긴다. 등급이 낮을수록 투자자는 같은 만기의 국채보다 금리를 더 얹어 달라고 요구한다. 이 얹어 주는 금리를 신용 스프레드(Credit spread)라 한다.
그러면 스프레드는 얼마나 받아야 공정한가. 부도 확률이 연 \(p\), 회수율이 \(R\)이면 부도로 평균적으로 잃는 몫은 해마다 약 \(p(1-R)\)이다. 스프레드가 이보다 커야 국채보다 기대수익이 높다. 아래에서 100개의 회사채를 10년 동안 굴려 본다. 동전 하나가 채권 하나다.
회사채 100개를 10년 굴리기: 스프레드 대 부도
기본값에서 기대수익률은 연 약 3.7%로 국채 3%보다 높지만, 손익분기 스프레드는 약 1.3%p다. 받는 스프레드 2%p 가운데 약 1.3%p는 평균적인 부도 손실을 메우는 데 쓰이고, 나머지가 위험을 지는 대가다. 실제로는 부도가 경기 침체기에 한꺼번에 몰려 일어나므로 이 모델보다 결과의 폭이 훨씬 넓다. 높은 금리를 주는 채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수익률 곡선
같은 정부가 발행한 국채라도 만기에 따라 금리가 다르다. 만기를 가로축, 만기수익률을 세로축에 놓고 이은 선을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이라 한다. 평소에는 오른쪽이 높다. 돈을 오래 묶을수록, 그리고 앞에서 본 것처럼 장기채일수록 금리 변화에 값이 크게 흔들리므로 그 대가(기간 프리미엄)를 더 받기 때문이다.
곡선의 모양은 시장이 앞으로의 금리를 어떻게 예상하는지도 담고 있다. 장기 금리는 대략 "앞으로 이어질 단기 금리들의 평균 + 기간 프리미엄"이다. 시장이 머지않아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이라 예상하면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아져 곡선이 뒤집힌다. 아래 점들을 끌어 곡선 모양을 바꿔 본다.
수익률 곡선 끌기: 정상, 평탄, 역전
수익률 곡선의 역전은 시장이 앞으로 경기가 식어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 본다는 신호로 읽혀 왔고, 실제로 여러 차례 경기 침체에 앞서 나타났다. 하지만 역전 뒤 침체까지의 시차는 들쭉날쭉하고, 역전이 있었는데 침체가 오지 않은 때도 있다. 곡선은 예언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예상과 위험 대가가 섞인 사진이다. 경기와 기준금리의 관계는 5장에서 다뤘다.
채권과 주식: 안전판의 조건
채권을 갖는 큰 이유 하나는 주식과 함께 들었을 때 전체의 흔들림을 줄이는 것이다. 12장에서 본 분산 효과는 두 자산이 덜 같이 움직일수록, 곧 상관계수(Correlation)가 낮을수록 크다. 경기가 나빠지면 주가가 떨어지고,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면 채권값은 오른다. 이럴 때 채권은 주식의 손실을 일부 메우는 안전판이 된다.
그런데 상관계수가 늘 음수인 것은 아니다. 물가가 크게 올라 중앙은행이 금리를 급히 올릴 때는 금리 상승이 채권값과 주가를 함께 끌어내린다. 2022년에 세계 주식과 채권이 한 해에 같이 크게 떨어진 것이 그 예다. 아래에서 상관계수를 바꿔 가며 해마다의 수익률 점들이 어떻게 흩어지는지, 그리고 섞은 결과의 흔들림이 어떻게 바뀌는지 본다.
상관계수가 바꾸는 분산 효과
주식 60·채권 40을 예로 들면, 상관계수 0.1에서 변동성은 약 10.1%, −0.4이면 약 8.9%, 0.5이면 약 11.0%다. 기대수익률은 상관계수와 관계없이 5.9%로 같다. 같은 수익에 흔들림을 얼마나 덜 겪느냐가 상관계수에 달려 있다. 그래서 안전판으로서의 채권은 신용 위험이 낮은 국채일 때, 그리고 물가가 안정된 시기일 때 가장 잘 작동한다. 비중을 어떻게 정하는지는 16장에서 다룬다.
개인이 채권에 투자하는 방법
개인이 채권을 갖는 길은 크게 둘이다. 개별 채권을 직접 사서 만기까지 들고 있거나, 여러 채권을 묶어 둔 채권형 펀드나 ETF를 사는 것이다.
직접 매수는 소액으로도 가능하지만 종목마다 거래가 드물어 원하는 때 원하는 값에 팔기 어려울 수 있다(유동성 위험). 정부가 개인만 살 수 있게 따로 파는 개인투자용 국채도 있다(2024년 도입, 만기까지 보유하는 조건과 세제 혜택이 붙는다. 조건은 해마다 바뀔 수 있다). 채권형 펀드·ETF는 여러 채권에 나눠 담아 한 발행자의 부도 위험을 줄이고 언제든 사고팔기 쉽지만, 보수를 내고 만기가 없다. 상품 구조와 보수 비교는 15장에서 이어진다.
예금과 채권은 무엇이 다른가
둘 다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다"는 점에서 닮았지만, 위험이 생기는 자리가 다르다.
| 정기예금 | 채권(직접 보유) | 채권형 펀드·ETF | |
|---|---|---|---|
| 원금 보호 | 예금자 보호 1인·1금융회사당 원리금 1억원까지(2026년 기준) | 없다. 발행자 신용에 달렸다 | 없다 |
| 만기 전에 돈을 빼면 | 중도해지 이율(낮다)을 받지만 원금은 그대로 | 시장에 판다. 금리가 올랐으면 손해, 내렸으면 이익 | 그날의 기준가로 판다(금리에 따라 오르내림) |
| 금리가 오르면 | 이미 든 예금은 그대로, 다음 예금부터 높은 금리 | 값이 내린다. 만기까지 들면 약속대로 받는다 | 값이 내리고, 재투자 이자로 서서히 회복 |
| 이자 과세 | 이자소득세 15.4% | 쿠폰 이자에 15.4%, 매매차익은 대체로 비과세 | 상품 구조에 따라 다르다 |
예금은 은행이 받은 돈의 위험을 대신 지고, 나는 정해진 이자를 받는다. 채권은 그 위험(발행자 신용과 금리 변화)을 내가 직접 진다. 예금자 보호와 비상금은 8장에서 다뤘다. 당장 쓸 수도 있는 돈이라면 값이 흔들리는 장기채보다 예금이나 만기가 짧은 상품이 맞는다.
한결의 안전판
한결은 12장에서 견딜 수 있는 낙폭을 정했고, 13장에서 한 종목 몰빵과 지수를 견줘 봤다. 이제 흔들림을 줄여 줄 채권 몫을 생각한다. 1,000만원을 표면금리 3%, 만기수익률 3%인 국채에 넣는다고 하고 만기만 바꿔, 금리가 1%p 움직일 때 평가손익을 엔진(MN.bond)으로 계산했다.
| 만기 | 수정 듀레이션 | 금리 +1%p | 금리 −1%p | 세후 연 이자 |
|---|---|---|---|---|
| 3년 | 2.83 | −27.8만원 | +28.8만원 | 25.4만원 |
| 10년 | 8.53 | −81.1만원 | +89.8만원 | 25.4만원 |
| 30년 | 19.60 | −172.9만원 | +224.0만원 | 25.4만원 |
같은 1,000만원, 만기에 따라 흔들림이 일곱 배 차이
세 채권은 해마다 받는 이자(세후 약 25.4만원)가 같다. 다른 것은 금리가 움직일 때의 흔들림뿐이다. 금리가 1%p 오르면 3년 국채는 약 28만원, 30년 국채는 약 173만원이 평가손으로 찍힌다. 듀레이션이 그 차이를 거의 그대로 설명한다(2.83 대 19.60).
한결이 채권에 바라는 것은 높은 수익이 아니라 주식이 크게 빠질 때 버텨 주는 안전판이다. 경기 침체로 주가가 떨어지고 금리가 1%p 내리면 10년 국채 1,000만원은 약 90만원 오른다. 그래서 한결은 채권 몫을 신용 위험이 낮은 국채 위주로 보고, 만기는 너무 길지 않게 둔다. 안전판 자체가 주식만큼 흔들리면 안전판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11장에서 본 몇 년 뒤의 이사처럼 쓸 날짜가 정해진 돈은 그 날짜에 맞는 짧은 만기에 둔다. 듀레이션을 쓸 시점에 맞추면 그 사이 금리가 변해도 그날의 금액이 거의 흔들리지 않는다.
핵심 정리
- 채권은 빌려준 돈의 증서다. 액면가·표면금리·만기·발행자가 현금흐름을 정하고, 가격은 그 현금흐름을 시장금리로 할인한 현재가치의 합이다.
- 쿠폰은 고정되어 있으므로 시장금리가 오르면 이미 나온 채권값이 내리고, 내리면 오른다. 표면금리 < 만기수익률이면 할인채, >이면 할증채이며 둘 다 만기가 다가오면 액면가로 모인다.
- 만기수익률은 지금 값에 사서 만기까지 들고 있을 때의 연 수익률이다. 뉴스의 "채권 금리"가 이것이다.
- 듀레이션은 현재가치를 무게로 한 현금흐름의 무게중심이자 금리 민감도다. 가격 변화율 ≈ −수정 듀레이션 × 금리 변화. 만기가 길고 쿠폰이 작을수록 듀레이션이 길어 더 크게 흔들린다.
- 가격–금리 곡선은 아래로 볼록해서(볼록성) 금리가 내릴 때 오르는 폭이 오를 때 내리는 폭보다 크다.
- 금리 상승의 가격 손실은 높아진 재투자 이자로 회복되며, 듀레이션 무렵에 거의 상쇄된다. 쓸 시점과 듀레이션을 맞추면 금리 위험을 줄일 수 있다.
- 회사채의 스프레드는 부도 손실(약 부도 확률 × (1 − 회수율))과 위험 대가를 함께 담는다. 높은 금리에는 이유가 있다.
- 채권은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고 만기 전에 팔면 값이 금리에 따라 달라진다. 주식과의 상관계수가 낮을 때 안전판 역할을 하지만, 상관계수가 늘 음수인 것은 아니다.
확인 퀴즈
Q1. 표면금리 3%, 만기 5년 채권을 액면가에 샀다. 다음 날 시장금리가 5%로 올랐다. 이 채권의 값은?
Q2. 수정 듀레이션이 8.5인 채권이 있다. 시장금리가 0.5%p 오르면 값은 대략 얼마나 변하는가?
Q3. 쿠폰이 없는(무이표) 만기 10년 채권의 매콜리 듀레이션은?
Q4. 정기예금과 채권(직접 보유)의 차이로 옳은 것은?